대법 "판결문 1면 사진 받았어도 추완항소 가능"
공시송달 사실까지 알아야 기산… 선고 사실 인지만으론 부족
[파이낸셜뉴스] 자신이 피소된 사실을 모른 채 1심에서 패소한 피고가 상대방으로부터 판결문 1면 사진을 전송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뒤늦은 항소를 부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B씨의 추후보완항소를 각하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추완항소란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로 통상의 항소 기일(1심 판결 후 2주 이내)을 넘겨도 항소할 수 있게 한 제도다.
A씨와 B씨는 베트남에서 학원 사업을 함께 하기로 동업 계약을 맺었으나, A씨는 B씨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1억60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A씨는 B씨가 베트남에 거주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소장에 B씨의 국내 주민등록지 주소를 적었고, 소장은 폐문부재·수취인불명으로 송달되지 않았다. 결국 B씨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로 변론이 종결됐고, 1심은 2020년 5월 원고 전부 승소로 판결한 뒤 판결정본을 공시송달했다.
쟁점은 B씨가 2023년 4월 판결등본을 발급받은 직후 낸 추완항소를 적법하다고 볼 수 있는지였다.
2심은 2021년 12월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를 근거로 항소를 각하했다. 당시 A씨가 법원명·사건번호·당사자·주문이 담긴 1심 판결문 1면 사진을 보내자 B씨가 "이미 사본을 갖고 있다"고 답한 만큼, 늦어도 그 무렵 판결 선고 사실을 알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기산점인 '사유가 없어진 때'는 단순히 판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 때가 아니라 그 판결이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까지 안 때를 가리킨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재판부는 "사진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은 법원명과 사건번호, 당사자, 주문 및 청구취지뿐으로 구체적 청구원인을 파악하기 어렵고, 공시송달된 사실까지 알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전송 시점 이후로도 양측이 사진 내용을 구체적으로 묻거나 설명했다고 볼 사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이환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