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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돈줄 막으려면 中 쳐야 하는데…회담 앞둔 트럼프, 할 수 있을까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中, 이란산 원유 최대 90% 구매
제재 실효성 위해 中 금융기관 압박 불가피
이번 조치선 은행 직접 제재 빠져
내달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부담
베선트, 수일·수주내 금융제재 예고
中 포함 여부 '왕따 작전' 첫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챗GPT 생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챗GPT 생성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제재하는 '경제적 왕따 작전'을 꺼내 들었지만 정작 이란의 최대 원유 구매국인 중국을 직접 겨냥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란의 돈줄을 제대로 막으려면 중국 금융기관까지 제재해야 하지만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렵게 만든 양국의 '무역 휴전'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해 중국을 압박해야 하지만 정작 압박할수록 미중 관계가 흔들리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재무부 청사에서 이란의 주요 교역국인 중국도 제재 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 "누구도 미국의 제재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답했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가능성만 열어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 발표한 '경제적 왕따 작전'의 핵심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겨냥하는 2차 제재다. 디지털 자산, 기술, 금, 항공, 해운 등에서 이란과 거래하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제재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국가는 중국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90%를 사들이는 최대 구매국이다. 세계은행 집계로 2022년 이란의 대중국 수출액은 224억달러, 수입액은 156억달러에 달했다.

이란의 핵심 외화 수입원인 원유 판매를 차단하려면 결국 중국과 이란 사이의 거래를 막아야 하는 셈이다. 미국이 중국 정유업체뿐 아니라 거래를 중개하고 결제를 지원하는 중국 금융기관까지 제재해야 '누출 제로'라는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

문제는 미중 관계다. 양국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로 충돌한 뒤 '무역 휴전'에 합의하고 전략적 안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미국이 회담을 코앞에 두고 중국 금융기관에 고강도 제재를 가하면 이란 문제가 다시 미중 무역·외교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미국이 지금까지 이란산 원유를 구매한 일부 중국 정유업체를 제재하면서도 거래를 지원하는 중국 금융기관을 상대로 대규모 제재를 피한 것도 이런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도 일단 제재보다 압박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베선트 장관은 각국과 비공개 협상을 통해 이란과의 거래 중단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각국 지도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란과의 교류를 끊도록 압박하고 있다.

다만 시간이 많지는 않다. 베선트 장관은 앞으로 수일 또는 수 주에 걸쳐 대형 금융기관 등을 겨냥한 추가 제재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추가 명단에 중국 금융기관이 포함될지가 트럼프 행정부가 내건 '경제적 왕따 작전'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대니얼 태넌바움 선임연구원은 NYT에 이란과 거래하는 "더 중요한" 국가와 기업을 상대로 실제 조치가 나오기 전까지 이번 제재는 말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압박은 이미 다른 이란 교역국에는 먹혀들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미국의 추가 제재 발표를 앞두고 이란과의 무역·금융 거래를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이라크 역시 이란과 에너지·무역 분야에서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향후 미국의 압박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움직임이 미국의 대이란 경제 봉쇄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을 빼고서는 이란의 최대 돈줄인 원유 수출을 막기 어렵지만 중국을 직접 제재하면 미중 정상회담과 무역 휴전이 흔들릴 수 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실제 제재할지, 협상 테이블에 올릴 카드로 남겨둘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으로 남았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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