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금 차단" 이란 "해협 봉쇄"… 돈줄 쥔 中이 최대 변수
美, 이란과 거래하는 3국도 제재
코인·금·항공 등 거래까지 막아
이란, 장금상선 등 韓 선박 포함
호르무즈해협 블랙리스트로 대응
中 "필요한 조치로 권익 수호"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제재하겠다고 나서자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맞불을 놨다. 전쟁이 6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미국은 이란의 돈줄을, 이란은 세계 에너지의 바닷길을 틀어쥐는 경제전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미국의 제재가 효과를 내려면 이란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 하지만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대중 제재 수위를 놓고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실제 미국의 압박에 중국은 필요한 모든 조치로 자국의 권익을 지키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美 "돈줄 끊겠다" vs 이란 "바닷길 막겠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이란을 국제 경제에서 고립시키는 '경제적 왕따 작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겨냥한 2차 제재다. 미국은 디지털 자산, 기술, 금, 항공, 해운 등 5개 분야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을 제재하기로 했다.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과 원유 수출 등을 지원하는 전 세계 60여개 단체와 개인, 선박도 신규 제재 대상에 올렸다. 베선트는 이란의 원유 밀수와 제재 회피에 사용되는 모든 네트워크를 차단하는 '누출 제로' 전략을 내걸었다. 이란의 자금 세탁을 돕는 금융기관은 미국 달러 시스템에서 배제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으로 맞섰다.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통행 규정을 위반했다며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 45척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벌금과 선박 억류, 화물 압류를 경고했다. 한국 장금상선 소유 선박도 5척 포함됐다. 알리 마다니자데 이란 경제장관은 "미국 제재에 대비한 2년 경제 계획을 마련했다"며 "그들은 우리의 경제적 동맥을 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회담 전 협상 카드?
미국의 경제 봉쇄가 실제 효과를 내려면 이란산 원유의 최대 90%를 사들이는 중국이 최대 변수다. 결국 중국 정유업체뿐 아니라 거래를 지원하는 금융기관까지 압박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서 중국 은행과 금융기관에 대한 직접 제재는 빠졌다. 베선트도 중국이 제재 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 "누구도 미국의 제재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만 답했다.
내달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걸림돌이다. 양국이 잠시 무역 휴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중국 금융기관을 제재하면 이란 문제는 미중 갈등으로 번진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직접 제재를 당장 꺼내기보다 회담용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은 관계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25일 베이징에서는 양국 전·현직 관료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1.5 트랙 대화'가 열려 경제·무역과 인공지능(AI)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일단 각국과 비공개 협상을 벌이며 이란과 거래를 끊도록 유도하고 있다. 베선트는 수일 또는 수 주 안에 대형 금융기관 등을 겨냥한 추가 제재도 예고했다. 중국 금융기관이 여기에 포함될 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이란의 협력은 간섭이나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필요한 모든 조치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