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살해 후 '여장' 한 채 동대구역 활보...경산 中살인범의 엽기 행각
중국 20대 유학생 살해 피의자, 알리바이 조작 정황
[파이낸셜뉴스] 경북 경산에서 중국인 여성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30대 중국인 남성이 범행 직후 피해자의 여성복을 입고 여장을 한 채 동대구역까지 이동하며 치밀하게 알리바이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26일 경북 경산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등 혐의로 붙잡힌 중국 국적 남성 정모(30대)씨는 지난 20일 피해자 A씨와 함께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주거지로 들어갔다. 당시 CCTV에는 두 사람이 함께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으며, 강압적인 물리력 행사는 포착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집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대신 정씨가 피해자의 여성 옷을 입고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홀로 집을 나서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정씨는 이 차림으로 경산을 벗어나 동대구역까지 이동한 뒤 특정 시점에 A씨의 휴대전화 전원을 껐으며, 역 인근 화장실에서 다시 옷을 갈아입고 자신의 집으로 되돌아갔다.
경찰은 정씨가 A씨가 스스로 집을 나가 대구 방면으로 이동한 것처럼 꾸며 경찰의 수사망과 추적에 혼선을 주기 위해 동선을 위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씨의 치밀한 은폐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씨는 범행 이튿날인 21일 오후 7시께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A씨의 남자친구인데, 대구로 나간다고 한 뒤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허위 실종 신고를 냈다.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하자 대학원 앞 편의점과 동대구역 인근에서 신호가 포착됐으나, 최초 신고자인 정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해 수사로 전환했다. 결국 경찰은 실종 신고 닷새 만인 25일 오후 7시 29분께 정씨 주거지 인근에서 그를 체포했고, 그의 집 안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피해자 A씨는 경산 지역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유학생으로, 방학 중 중국에 머물다 지난 14일 학위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점을 규명하는 한편, 초기 수사를 적극적으로 방해한 정황을 적용해 살인 혐의 외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