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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알 답례품에 기부금 100배? 日고향납세의 명암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부액 1조3314억엔 역대 최대 도쿄 2255억엔 적자·홋카이도 709억엔 흑자 인기 특산품 따라 지자체 양극화 韓고향사랑기부도 지역별 격차 과제

홋카이도 시라누카정 고향납세 사이트에 올라온 답례품. 2만5000엔(약 22만원)을 기부하면 연어알 간장절임 400g을 받을 수 있다. 시라누카정은 연어알과 연어 등 인기 답례품을 앞세워 2025회계연도 223억엔의 기부금을 유치해 전국 2위에 올랐다. 시라누카정 홈페이지 캡처.
홋카이도 시라누카정 고향납세 사이트에 올라온 답례품. 2만5000엔(약 22만원)을 기부하면 연어알 간장절임 400g을 받을 수 있다. 시라누카정은 연어알과 연어 등 인기 답례품을 앞세워 2025회계연도 223억엔의 기부금을 유치해 전국 2위에 올랐다. 시라누카정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에서 주민이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고 세금 공제와 답례품을 받는 '고향납세(ふるさと納税·후루사토노제)'가 급증하면서 지방자치단체 간 세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연간 기부액은 사상 최대인 1조3314억엔(약 11조5832억원)에 달했지만 인기 특산품이 있는 지역으로 기부금이 쏠리면서 19개 광역자치단체는 적자를 냈다. 고향을 지원하려 만든 제도가 답례품을 매개로 한 지방자치단체 간 세수 쟁탈전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향납세는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자기부담금 2000엔을 제외한 금액을 소득세와 주민세에서 공제받고 해당 지역의 특산품 등을 답례로 받는 제도다. 기부받은 지역은 재원이 늘지만 기부자가 사는 지역은 주민세가 줄어든다. 답례품과 중개사이트 수수료도 지방재정에서 지출된다.

■도쿄 2255억엔 적자 vs 홋카이도 709억엔 흑자

아사히신문이 26일 기부금 수입에서 답례품·배송비 등 경비와 주민세 유출액을 뺀 결과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19곳이 적자였다. 광역단체와 관할 시·구·정·촌의 수지를 합산한 결과다.

도쿄도는 기부금 162억엔을 받았지만 답례품과 중개사이트 수수료 등에 66억엔을 썼고 주민들이 다른 지역에 기부하면서 주민세 2351억엔이 빠져나갔다. 이를 합산한 적자는 2255억엔(약 1조9619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컸다.

가나가와현도 846억엔, 오사카부 489억엔, 사이타마현 481억엔, 아이치현 469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인구가 많아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주민세 규모가 큰 대도시권에 적자가 집중됐다.

반면 연어와 해산물 등 인기 답례품을 보유한 홋카이도는 709억엔(약 6168억원) 흑자로 전국 1위였다. 미야자키현은 281억엔, 야마나시현은 228억엔 흑자를 냈다.

다만 지방교부세를 받는 자치단체는 줄어든 주민세의 약 75%를 중앙정부에서 보전받는다. 이번 계산에는 이 보전액이 반영되지 않았다. 재정 여력이 있어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자치단체는 세수 감소분을 전액 부담한다.

■연어알로 기부액 100배? 대도시도 답례품 경쟁

지자체 간 희비는 홋카이도 시라누카정과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연어알과 연어로 유명한 시라누카정은 2025회계연도 223억엔(약 1940억원)을 유치해 전국 2위에 올랐다. 2026회계연도 일반회계 예산 262억엔(약 2279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2015회계연도 1억6000만엔이던 기부액은 10년 만에 100배 이상으로 늘었다.

시라누카정은 2006년부터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시장에 직영 상점을 열어 판매 경험을 쌓았다. 기부금으로 새로운 수산물을 개발하고 수중 드론 등 어업 장비를 도입했다. 적립기금도 2024회계연도 말 240억엔을 넘어 5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재정 여력이 있어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가와사키시는 2026회계연도 주민세가 170억엔(약 1479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2020회계연도 66억엔의 3배에 육박하며 연간 쓰레기 수거·처리 비용보다 많다.

가와사키시는 세수 유출을 만회하려 가오 생활용품과 도시바 가전제품 등을 추가해 답례품을 2022회계연도 400개에서 2025회계연도 1200개로 늘렸다. 기부금 수입도 3억엔에서 43억엔으로 증가했다. 세수가 빠져나간 대도시까지 이를 되찾기 위해 답례품 경쟁에 뛰어드는 악순환이 생긴 것이다.

가와사키시 관계자는 "답례품이 결합하면서 제도가 온라인 쇼핑처럼 바뀐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도 지난 4월 "학교와 복지, 도로 건설 등에 쓰일 돈이 고기와 가리비로 사라지고 있다"며 제도 재검토를 촉구했다.

누마오 나미코 도요대 교수는 "주민 서비스에 쓰일 세금이 특산품 비용과 중개사이트 수수료로 흘러간다"면서도 "지역경제 충격을 고려해 제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일본의 고향납세를 참고해 한국도 2023년 '고향사랑기부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모금액은 1514억5600만원으로 시행 첫해의 2.3배로 늘었다. 전체의 92.2%가 비수도권으로 향했지만 유명 관광지와 특산품, 출향민 기반을 갖춘 지역이 모금 경쟁에서 유리해 지방자치단체별 격차가 과제로 떠올랐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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