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요타·혼다 90만대 생산망 '흔들' [美-캐나다 관세전쟁]
양사, 美 생산 인프라 이전 검토
부품업체도 공급망 재편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미국이 캐나다산 자동차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올리겠다고 예고하면서 도요타자동차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두 회사는 캐나다에서 연간 약 90만대를 생산하며 상당 물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관세 인상이 현실화하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무관세를 전제로 구축한 북미 생산망을 다시 짜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혼다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R-V' 가솔린 모델 일부와 세단 '시빅' 등을 연간 40만대 생산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약 80%가 미국으로 수출돼 일본 업체 중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도 온타리오주 공장에서 주력 SUV 'RAV4'와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의 'RX' 등을 연간 약 50만대 생산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에 50% 관세가 부과되면 각사의 사업 전제가 크게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관세 부담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업체가 자체적으로 흡수하면 수익성이 악화한다. 생산지를 미국으로 옮기거나 부품 조달망을 조정해야 할 가능성도 커진다. 도요타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픽업트럭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기 위해 텍사스 공장에 36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혼다도 하이브리드차(HV) 생산을 늘리기 위해 2030년께 가동을 목표로 미국에 조립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북미를 중심으로 2029회계연도까지 HV 15개 차종을 투입한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혼다는 다만 USMCA 재협상 결과에 따라 신공장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품업체도 영향권에 들어간다. 덴소는 온타리오주에서 자동차 공조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이신은 현지법인을 통해 도어 프레임 등을 만든다. 캐나다산 자동차 부품에도 50% 관세가 적용되면 미국에 공급하는 부품의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업체들이 공급망 재검토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업체들은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이후 캐나다를 미국 시장의 생산·수출 거점으로 키워왔다. NAFTA를 대체해 2020년 출범한 USMCA의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면 대부분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최근 500여개 캐나다산 제품에 부과한 50% 관세는 USMCA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양국의 대립이 깊어지면 USMCA의 틀 자체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