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LH 입찰 담합' 뇌물 혐의 심사위원 무죄 확정…대법 "위법 증거"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법원 청사. 뉴스1
대법원 청사.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감리 용역 입찰에서 뒷돈을 받고 심사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심사위원들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검찰이 담합 수사용 압수수색영장으로 확보한 자료를 별건 뇌물 수사에 끌어다 쓴 것이 발목을 잡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LH 기술평가심사위원 A씨와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B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LH가 발주한 아파트 건설사업관리용역 입찰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뒤 참가 컨소시엄 주관사 상무로부터 1등 점수를 달라는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경쟁사 대표에게서 4000만원을 더 받고 애초 청탁과 달리 경쟁사에 1등 점수를 준 혐의다. B씨는 같은 해 1월 2000만원을 건넨 업체에 1등, 경쟁사에 3등 점수를 매긴 혐의로 2024년 7월 A씨와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그해 12월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보고 A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7000만원, 추징 4000만원을, B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2000만원, 추징 2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가 거주할 아파트 공사인 만큼 부실시공으로 이어지면 안전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판단은 2심에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입찰심사평가 서류와 녹취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해당 자료는 검찰이 이른바 'LH 입찰 담합' 사건을 수사하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발부받은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었다.

재판부는 이 자료들이 부당한 공동행위를 증명하거나 전체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자료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자료를 발견한 즉시 탐색을 멈추고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어야 하는데도 곧바로 별개 범죄 수사에 활용해 영장주의 및 적법절차 원칙을 본질적으로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해당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검사 작성 진술조서와 증인들의 법정 진술도 모두 증거능력을 잃었다.

검찰이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email protected]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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