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 사금융 피해 눈덩이...민생 특사경 '수사 전문성' 과제로
[파이낸셜뉴스] 제도권 금융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불법 사금융에 손을 내미는 저신용자들이 늘어나며 피해 규모와 범죄 양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가 내년 출범하는 민생금융범죄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수사 범위를 채권추심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폐해의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의지에서다. 다만 특사경 도입이 불법 사금융 근절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사 전문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민생 특사경의 수사 범위를 대출뿐 아니라 채권추심까지 강화한 것은 불법 사금융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데다 범죄 수법도 악질화하고 있어서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감원에 접수된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는 1만37건으로 집계됐다.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연간 1만7538건의 57.2%에 달하는 규모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신고 건수는 2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22년 1만913건으로 1만건을 돌파한 이후 △2023년 1만3751건 △2024년 1만5397건 △2025년 1만7538건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당국의 단속을 피하는 신종 불법 사금융도 잇따르고 있다. 돈을 빌려준 뒤 상환 때 더 큰 금액의 상품권을 요구하는 '상품권 사채'나 가짜 휴대전화 대여계약을 담보로 연 15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내주고, 돈을 갚지 못하면 형사고소 협박 등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출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로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면서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서민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뒤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한 저신용자는 최대 11만9000명, 이용 금액은 최대 1조5500억원으로 추산됐다. 대부업 이용자의 대출 승인율은 9.1%로 전년보다 하락한 반면,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한 비율은 5.2%에서 7.5%로 높아졌다.
민생 특사경이 출범에만 그치지 않고 불법 사금융 근절을 실현하려면 수사 전문성 확보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내년 초에 특사경이 출범하더라도 실제 인력이 현장에 투입돼 피해를 제대로 단속하려면 수사 기법 등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금감원도 특사경 출범을 앞두고 자체적으로 전문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석 달 간 대부업자와 온라인 대부중개사이트를 대상으로 경기도 특사경과 공동 현장점검에도 나섰다. 전문성 있는 기관과 공조해 현장 경험을 쌓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4월에는 관련 업무 희망 직원 30~40명을 대상으로 증거물 압수나 영장 신청 방법 등 수사 실무 연수를 진행했다. 특사경 출범 전까지 정기적으로 실무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금감원 특사경의 권한 확대에 대해서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채권추심은 금융권 관련 전문 분야라기 보다는 대체로 경찰이 더 잘하는 분야"라며 "채권추심 수사를 하기 위해서는 통신영장과 압수수색 영장 등을 발부 받는 등 절차가 복잡한데 특사경 인력이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최근 범죄가 복잡화되는 만큼 불법 사금융 조직 범죄의 경우 일망타진을 위해서는 관련 범죄를 폭넓게 수사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방향성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이환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