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량 지키고 감량 효과 오래가는 '비만치료제' 부상
많이 빼기보다 감량의 질에 초점
한미약품 'HM17321'도 효과
美제넨텍에 3조원대 수출 결실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 기준이 단순한 체중 감량률에서 근육 보존과 체성분 개선, 치료 지속성 등 '감량의 질'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체중을 얼마나 많이 줄이느냐를 넘어 지방은 줄이고 근육은 지키는지, 부작용을 낮추면서 장기간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지가 차세대 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변화는 최근 한미약품의 비만·대사질환 신약 후보물질 HM17321 기술수출에서도 확인된다. 한미약품은 근육을 보존하면서 체중을 줄이는 HM17321을 미국 제넨텍에 최대 3조2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으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만 1억9000만달러(약 2629억원)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을 중심으로 얼마나 많은 체중을 줄이느냐가 핵심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급격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 제지방량과 근육이 함께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체중 감소량을 넘어 체성분 변화가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HM17321은 기존 GLP-1 계열과 다른 UCN2 유사체 기반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비임상에서 체중과 지방량을 줄이면서 제지방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임상 1상 단계인 만큼 실제 환자에서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후속 임상에서 확인해야 한다.
이번 기술수출은 이런 변화가 연구개발 트렌드를 넘어 글로벌 빅파마의 투자 판단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제넨텍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HM17321의 개발·제조·상업화 독점권을 확보했다.
비만치료제 경쟁은 체성분뿐 아니라 치료 지속성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메스꺼움과 구토·설사·변비 등 위장관 부작용은 장기 치료 과정에서 치료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장기 지속형 주사제와 경구용 치료제, 저분자 화합물 등으로 개발 범위를 넓히고 있다. 투여 간격을 늘리거나 주사 대신 먹는 약을 개발해 투약 편의성과 치료 지속률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