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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평 옥수수밭이 AI 심장으로…'Made in USA HBM' 시동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HBM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하이닉스 직원이 건설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이병철특파원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HBM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하이닉스 직원이 건설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이병철특파원

【파이낸셜뉴스 웨스트라피엣=이병철 특파원】불과 몇 달 전까지 옥수수와 콩을 재배하던 평평한 농지 위로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과 타워크레인이 솟아올랐다. 26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 건설현장에서는 크레인 여러 대가 100피트(약 30m) 높이의 건물을 향해 팔을 뻗고 있었다. 바닥에는 철근이 촘촘하게 솟아 있었고 곳곳에 건설 자재와 중장비가 자리했다. 현재 전체 공정률은 약 7%, 건축 공정만 놓고 보면 15% 수준이다.

"여기는 원래 옥수수밭이었습니다." 김현중 SK하이닉스 건설팀장의 설명처럼 이곳의 변화는 이제 막 시작됐다. 지난 4월 본격적인 부지 공사에 들어간 뒤 1층 바닥 공사는 약 90% 끝났고 현재는 2층을 떠받칠 기둥을 세우고 있다. 완공되면 2층에 HBM 생산장비가 들어서고 1층에는 펌프와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스크러버 등 각종 지원 설비가 들어선다.

공장의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전체 부지는 133.5에이커, 약 16만3000평이다. 미식축구장 약 100개를 넣을 수 있는 넓이다. 클린룸 면적만 18만1475제곱피트, 약 5100평에 달한다. 건물 높이는 약 100피트로 일반 건물 10층 정도다.

투입되는 건설 자재를 거리로 환산하면 규모가 더 실감난다. 사용되는 철근을 일렬로 이으면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닿을 수 있는 약 2635마일에 이른다. 철골 무게는 2만4157t으로 시카고 명물 '클라우드 게이트'를 약 220개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 거대한 구조물이 완성되면 2029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처음으로 'Made in USA' HBM이 양산된다. SK하이닉스는 총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2028년 10월 클린룸을 완공하고 연간 수 십만만장 규모의 HBM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연간 600만개의 D램 웨이퍼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공장에서는 현재 기준으로 전체의 10% 내외의 웨이퍼를 생산 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에서 생산한 최첨단 HBM 웨이퍼가 태평양을 건너 인디애나에 도착하면 이곳에서 웨이퍼 레벨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친 뒤 미국의 AI 고객에게 공급된다. 한국의 HBM 제조기술과 미국의 AI 수요를 하나의 생산 라인으로 연결하는 셈이다.

이 반도체 공장은 단순한 양산 공간으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HBM 양산 라인과 테스트 공간, 연구개발(R&D) 공간이 함께 들어선다. 옥수수밭에서 시작된 이 공사가 끝나면 미국에는 최초의 HBM 생산거점이 들어선다. 한국의 HBM 제조 경쟁력과 미국의 AI 산업을 현지 생산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공급망이 인디애나에서 만들어지는 셈이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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