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 美 투자 시계 빨라졌다
반도체·車 현지 생산 '속도전'
SK, 인디애나 생산기지 건설
삼성, 테일러1공장 연내 가동
현대차, 로봇 등 260억弗 투입
삼성·SK·현대차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미국 첨단 생산기지 구축에 한층 탄력이 붙고 있다. 미국의 첨단 제조 경쟁력 강화 기조와 대미투자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완성차·로보틱스 등 핵심 미래 사업에서 기약된 투자를 조기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추가 증설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현지 사업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K, 첨단 패키징·파운드리 속도전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첨단 패키징(후공정) 공장 착공식을 기점으로 현지 생산기지 건설에 나선다. 총 38억7000만달러(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해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와 연구개발(R&D) 시설을 구축한다.
패키징에 이어 미국 내 전공정 생산시설을 추가로 구축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식 직후 외신 인터뷰에서 "적합한 입지와 조건이 갖춰진다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력·용수·인력·공급망 등 여건이 갖춰질 경우 미국에 메모리 생산공장 건설도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도 미국 내 생산거점을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총 370억달러(약 51조원)를 투자해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핵심 거점이 될 테일러 1공장은 연내 가동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 중이며, 테일러 2공장은 오는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간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미국이 한국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내 첨단산업 투자 확대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상황과도 맞물린다. 특히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해 미국 내 메모리 생산 확대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추가 투자 압박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로봇 전진기지' 2028년까지 260억달러 투입
완성차와 미래 모빌리티 업계의 대미 투자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철, 자동차, 로봇 등에 걸쳐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60억달러(약 36조원)를 투자한다. 부문별로는 현지생산 120만대 체제 구축에 120억달러, 제철소 등 공급망 강화에 70억달러, 자율주행·로보틱스·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 70억달러가 배정됐다.
간판 사업장인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는 증설이 검토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현재 연 50만대 수준인 HMGMA의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70만~80만대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먹거리인 로봇 사업도 미국을 전진기지로 삼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조지아주에 로봇메타플랜트응용센터(RMAC)를 개소한 데 이어 연말까지 부지를 현재의 10배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실제 생산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제조용 AI 로봇을 훈련시키는 시설로, 검증을 마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HMGMA에 실전 배치된다.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한 연 3만대 규모 로봇 양산 공장도 추진 중이다.
[email protected] 임수빈 김동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