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갚겠다" 보금자리론 채무조정 74% 급증
경기악화·고금리 기조 '이중고'
취약차주 상환 능력 악화 우려
대표 서민 정책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채무조정 건수가 1년 만에 7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와 고금리 기조가 맞물리며 서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금자리론 채무조정 건수는 2만7455건으로 집계됐다. 전년(1만5711건) 대비 74% 증가한 규모다.
보금자리론은 일정한 소득·주택가격 요건을 충족한 실수요자에게 공급하는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다. 기본 소득요건은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원(미혼인 경우 본인) 이하, 대상 주택은 6억원 이하다. 오는 10월부터는 신혼부부의 경우 부부 중 1인 소득이 연 7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주금공은 △실직·폐업·휴직·휴업 △부부합산 소득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 △연 사업소득 2500만원 이하 소상공인 △19세 미만 2자녀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채무조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년간 원금은 빼고 이자만 갚을 수 있게 해주는 원금상환유예가 대표적이다.
경기 악화 속 고금리 부담까지 더해지며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금자리론 채무조정 규모는 코로나 장기화 영향 등에 △2022년 6754건 △2023년 9240건 △2024년 1만5711건 등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도 지난 6월까지 채무조정 건수는 9846건으로 전년 동기(8347건)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정책성 대출인 디딤돌대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디딤돌대출의 채무조정 건수는 7184건으로 전년(6135건)보다 17% 증가했다. 2022년(2953건)과 비교하면 3년 만에 두 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특히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정책대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취약차주들의 상환 부담을 낮추는 지원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금공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13조49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9504억원)보다 70% 가까이 증가했다. 이미 상반기에만 연간 공급 목표 20조원의 67%가 소진됐다.
최기상 의원은 "보금자리론은 서민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정책금융인 만큼, 채무조정이 급증했다는 것은 서민 가계의 상환 여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경고 신호"라며 "금융당국과 주택금융공사는 취약차주의 부담이 더 커지기 전에 채무조정 제도와 상환부담 완화 방안을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