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진짜 살고 있나"...통신·TV·카드까지 다 본다[부동산 아토즈]
[파이낸셜뉴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제도의 허점을 파고는 불법행위 차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가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 위반'에 대한 실태조사이다.
분상제 주택 실거주 의무 '3년 유예'는 지난 2024년 3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어느새 유예기간 만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실거주 3년 유예는 논란의 대상이지만 정부·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아직도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주택은 분양가 대비 시세 비중에 따라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공공택지 주택의 경우 분양가격이 인근 시세 80% 미만이면 5년, 80~100% 이면 3년이다. 민간택지의 경우 각각 3년·2년이다. 민간택지·공공택지 모두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분양가격이 책정될 때는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실거주의무는 지자체가 심의해서 결정한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실거주 의무기간의 경우 결국 지자체가 어떤 단지를 주변 시세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국토부 계획을 보면 실거주 유예기간 내 위장전입 등 부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유예 신고(개시·종료시점) 의무화 및 실태조사를 추진한다. 세부 실태조사는 관련 제도 정비를 거쳐 내년 초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실태조사의 방법도 세밀화 된다. 정부에 따르면 실태조사는 서류상 전입 여부가 아니라 실제 생활 여부를 확인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조사관이 해당 주택을 직접 방문하는 현장점검이 병행된다. 현장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통신·카드 이용정보와 TV 수신자료, 관리사무소 보유자료 등도 함께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거주의무자가 의무기간에 실제 거주하지 않고 거주한 것처럼 속인 경우 주택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사실 실거주 의무는 개선돼야 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지자체 재량권에 따라 의무 여부와 기간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한 예로 지난 2024년 12월에 접수를 받은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상한제가 적용돼 당첨시 최대 8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단지였다. 하지만 실거주 의무는 적용되지 않았다. 해당 지자체가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 보다 비싸게 책정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같은 강남권 분상제 단지도 천차만별이다.
계약갱신청구권과의 충돌도 문제다. 실거주는 '3년 유예'지만 임대차는 '2+2년' 등 최소 4년이 보장된다. 즉, 세입자만 원하면 4년 거주가 가능하다. 그런데 3년 내 집주인 실거주의무로 인해 세입자의 권리가 박탈 당하는 셈입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3년 1·3 대책을 통해 실거주 의무 폐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당시 야당의 반대로 관련 법 개정은 지지부진하다 지난 2024년 2월 '3년 유예'로 수정돼 통과된 것이다. 같은 해 4월에 실시된 총선을 의식한 것이다.
당시 "왜 3년 인가"라는 기준도 명확하지 않았다. 아울러 갱신청구권 충돌 등도 논란이 됐다. 정부와 정치권은 여러 지적에 대해 "일단 시행한 뒤 문제점을 고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어느 새 벌써 유예기간 3년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정부는 대대적인 실태조사 카드를 꺼낸 것이다.
[email protected] 이종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