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추미애, '경기도 인사 보류' 여파…관행적 부단체장 인사교류 '흔들'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하반기 인사보류 결정…성남 등 7개 시·군 부단체장 공석 장기화
신상진 성남시장 부단체장 인사 촉구...국민의힘 소속 단체장 중심으로 '자체 인사' 가능성 제기
'지방자치법상 임명권은 시장·군수'…도, 관행 균열의 빌미 자초 지적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경기도의 일방적인 하반기 인사 보류 결정으로 인해 그동안 관행적으로 유지되어 온 광역-기초지자체 간 부단체장 인사교류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경기도의 인사 연기 조치로 시·군 부단체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일각에서는 법적 임명권을 행사한 기초지자체의 '자체 인사 단행'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임명권은 '시장·군수'… 일방적 파견 관행의 한계
30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행 지방자치법 제123조에 따라 기초지자체 부단체장의 임명권은 명백히 해당 시장·군수에게 부여되어 있다.

법적으로는 기초지자체장이 자체 승진이나 외부 채용을 통해 부단체장을 임명할 권한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경기도 소속 3급 이상 고위 공무원이 시·군 부단체장(부시장·부군수)으로 내려가는 관행적 인사교류 방식으로 운용되어 왔다.

1대 1 동등 교류라기보다 도의 인사 구상과 고위직 순환 보직 차원에서 도 소속 공무원을 시·군에 전출·파견하는 주도적 구조였다.

이러한 방식은 광역-기초 간 행정 협력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오랫동안 관행화되어 왔다.

그러나 도가 내부 사정으로 인사를 멈추면 기초지자체 역시 스스로 부단체장을 보임하지 못한 채 도의 입만 바라봐야 하는 기형적이고 의존적인 구조적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3년 전 '구리시 갈등'과 닮은꼴… 이번엔 경기도발 공백
이 같은 관행은 기초지자체의 인사권 독립 요구와 맞물려 과거에도 충돌을 빚은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22년 민선 8기 출범 직후 발생한 '구리시 부시장 공석 사태'다.

당시 구리시는 도의 일방적 파견 관행을 거부하고 자율적 인사권을 내세워 외부 전문가를 개방형 임기제 부시장으로 자체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인사 주도권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으로 부시장 자리가 장기간 비어 있었고, 주요 현안 결정 등 행정 차질의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다만 과거 구리시 사례가 기초지자체의 '인사권 독립 선언'에서 비롯된 갈등이었다면, 이번 사태는 광역지자체인 경기도가 내부 사정으로 일방적으로 인사를 멈추면서 공석을 방치했다는 점이 다르다.

신상진 성남시장이 추미애 경기도지사에 서한을 보내 부단체장 인사를 촉구했다. 성남시 제공
신상진 성남시장이 추미애 경기도지사에 서한을 보내 부단체장 인사를 촉구했다. 성남시 제공

7개 시·군 부단체장 공석… 여야 단체장 간 '뚜렷한 온도차'
현재 경기도 내에서 부단체장이 비어있는 곳은 성남시를 비롯해 시흥, 광주, 이천, 양주, 가평, 포천 등 7개 시·군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이번 인사 보류 사태를 바라보는 지자체장들의 시각이 소속 정당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정당이 다른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 사이에서는 강력한 반발과 함께 '자체 인사 단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상진 성남시장은 최근 경기도에 서한을 보내 부시장 인사를 조속히 단행해 줄 것을 공식 촉구했다.

노후계획도시 재건축, 대형 현안 사업, 재난 대응 체계 구축 등을 위해 부시장의 역할이 절실하지만 도의 인사 보류로 행정 차질이 가중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 시장을 비롯해 가평군과 포천시는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으로, 경기도가 인사를 지속해서 미룰 경우 법적 권한을 행사해 자체 부단체장 인선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감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시흥시, 광주시, 이천시, 양주시 등은 도의 조직개편 등 내부 사정에 뜻을 같이하며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반발을 자제하고 있어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가 스스로 자초한 관행 균열의 '빌미'
만약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을 중심으로 법적 임명권을 행사해 자체 인사를 단행하게 된다면, 이는 경기도가 스스로 관행적 부단체장 인사교류의 틀을 약화시키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된다.

그동안 경기도는 기초지자체의 자체 부단체장 인선 시도에 대해 "광역-기초 간 행정 협력 무력화", "관행 위반"을 들며 견제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가 조직개편 및 내부 사정 등을 이유로 부단체장 인사를 내년 초까지 보류하면서 기초지자체에 실질적인 행정 공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기초지자체가 "행정 공백과 주민 피해를 방치할 수 없어 법에 명시된 임명권을 행사한다"고 나설 경우, 경기도로서는 이를 막아서거나 비판할 명분이 부족해 질 수 있다.

결국 추 지사의 하반기 인사 보류 결정은 도청 내부의 인사 지연과 반발을 넘어,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경기도와 시·군 간 관행적 부단체장 인사교류 시스템을 커다란 위기와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있다.

[email protected]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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