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모리 페루 대통령, 비상사태 선포…의회에 120일 비상입법 권한 요구
[파이낸셜뉴스]
페루 치안 불안에 힘입어 당선된 게이코 후지모리 대통령이 바로 그 치안 불안으로 인해 취임 한 달 만에 심각한 위기에 내몰렸다.
페루 일간 라레푸블리카는 28일(현지시간) 페루 정부가 수도 리마와 인근 카야오주 전역에 6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치안 악화 때문이다.
UPI 통신에 따르면 취임 뒤에도 강력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궁지에 내몰린 후지모리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120일간 정부가 독자적으로 입법을 할 수 있는 비상입법 권한도 요청했다.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후지모리 취임 후 한 달 동안 페루 전역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151건에 이른다. 이 중 75.5%가 총기를 이용한 살인이었다. 수도 리마에서 48명이 숨져 가장 높은 범죄율을 기록한 도시가 됐다.
강력 범죄와 총기 살인 사건 급증에 대응해 군이 치안에 개입할 수 있도록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에 따라 주거, 이동, 집회, 신체의 자유 등 일부 헌법적 권리가 제한되거나 정지된다.
교도에에서 범죄 모의를 막기 위한 강력한 조처도 시행된다. 휴대전화 충전을 막기 위해 조명 등 최소한의 전력을 제외한 수용실 전원이 차단되고, 불법 통신 안테나도 철거된다.
후지모리 정부는 비상사태 같은 일시적 조처를 넘어, 핵심 공약인 이른바 '방패 계획'을 제도화하기 위해 의회에 120일간의 비상입법 권한을 요구했다.
방패계획은 군·경합동 순찰과 우범 지역 투입, 군에 교소도 관재권 및 국경 경비 책임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형법 개정을 통해 범죄 처벌을 강화하고, 경찰 수사권도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후지모리 정부는 아울러 비상입법권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리도 대폭 제한하려 하고 있다. 약 70%에 이르는 비공식 노동 비중을 줄이기 위해 기업의 비임금 노동 비용 절감을 추진하기로 했고, 노사 간 개별, 단체 협약을 통한 전통적 복리후생 제도 역시 유연화하기로 했다. 노동계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비상입법권 요구를 의회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하원 130석 중 과반인 최소 66표가 필요하지만 여당 의석 수가 과반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야당과 협상을 통해 최소 10표 이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지난달 28일 취임한 후지모리가 극심한 치안 불안 속에 초반부터 정권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