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월 468만원 벌어도 기초연금..개편안 막판까지 진통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하위 70%서 소득별 차등 지원 전환
2030년 중위소득 80%까지 대상 축소
기존 수급자 감액 놓고 막판까지 진통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시민이 상담을 받는 모습. 뉴스1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시민이 상담을 받는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기초연금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막판까지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구조를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현행 제도에서는 실제 소득이 상당한 노인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정부는 수급 기준을 현실화하고 저소득층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급증하는 재정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이달 말 기초연금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미뤄졌다. 지난 28일에는 예정됐던 사전설명회까지 행사 시작 1시간여를 앞두고 취소했다.

복지부는 일부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기초연금 수급 대상 축소와 기존 수급자 지급액 조정 등을 둘러싼 의견 차이가 막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급 468만원인데도 기초연금 받는 이유
현행 기초연금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수급 기준과 실제 소득 수준 사이의 괴리다.

2026년 단독가구의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월 247만원이다. 이는 전체 가구의 소득 중간값을 의미하는 기준중위소득 256만원의 96.3%에 해당한다.

겉으로 보면 월 소득 247만원을 기준으로 수급 여부가 결정될 것 같지만 실제 계산 방식은 이보다 복잡하다. 근로소득에는 기본적으로 월 116만원을 먼저 공제하고 남은 금액에서도 30%를 추가로 공제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부동산 등 다른 재산이 없는 단독가구 노인의 경우 근로소득만으로 월 468만원가량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5600만원이 넘는 소득이다.

부부가구는 문턱이 더 높다. 다른 재산이 없다는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부부 합산 근로소득이 월 800만원 안팎이어도 수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정부가 현행 제도를 두고 '소득 착시'가 발생한다는 지적을 제기하는 이유다. 제도의 당초 취지인 저소득 노인의 노후소득 보장과 실제 수급 대상 사이에 간극이 커졌다는 것이다.

하위 70%에서 중위소득 연동제로
정부가 검토 중인 개편안의 핵심은 수급자 선정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현재는 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를 선정해 기본적으로 같은 금액을 지급한다. 앞으로는 기준중위소득과 연동해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 구조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안에 따르면 수급 대상은 2027년 기준중위소득 90% 이하에서 시작해 2028년 86.6%, 2029년 83.3%로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2030년에는 기준중위소득 80% 이하까지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급액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화한다. 현재 월 35만원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3개 구간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기준중위소득 20% 이하의 저소득층에는 2027년 월 38만원을 지급하고 2028년에는 4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20~40% 구간은 월 35만9000원에서 36만7000원으로 인상하고, 40%를 초과하는 상위 구간은 월 35만원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수급자에 대해서는 지급액을 사실상 동결하는 셈이다.

재정부담 줄이고 저소득층 지원 강화
정부가 제도 개편을 서두르는 또 다른 이유는 재정 부담이다. 올해 기초연금에 투입되는 국비와 지방비를 합친 총예산은 27조4000억원에 달한다.

고령인구가 계속 증가하면서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재정부담 역시 지속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수급 대상을 소득 수준에 따라 다시 설정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강화한다. 저소득층 노인 부부에게 적용되는 부부 감액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기준중위소득 40% 이하의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에게도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 수급자 가운데 저소득층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다만 수급 대상 자체를 줄이고 일부 기존 수급자의 지급액을 사실상 동결하는 방안은 상당한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미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고령층의 경우 제도 변경에 따른 실질적인 소득 감소를 우려할 수 있다.

결국 이번 개편의 관건은 '누구에게 얼마나 줄 것인가'다.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도 기존 수급자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재정 건전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만큼 정부가 어떤 최종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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