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 대응' 강조에도..5년간 경찰 354명 소청서 '감경·취소'
5년간 331명 징계 수위 낮아져
음주 뺑소니 경찰도 강등으로 복직
행정소송서도 28건 처분 뒤집혀
[파이낸셜뉴스] 경찰 비위와 부실 업무가 잇따르는 가운데 최근 5년간 징계를 받은 경찰관 354명의 처분이 소청심사를 통해 감경되거나 취소·무효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위가 발생할 때마다 경찰 지휘부가 '엄정 대응'을 강조하지만 실제 징계 결과가 뒤집히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징계 제도에 대한 신뢰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소청심사를 통해 징계가 감경된 경찰관은 331명이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73명에서 2022년 59명, 2023년 48명으로 줄었다가 2024년 76명, 지난해 75명으로 다시 늘었다.
같은 기간 징계 처분 자체가 취소되거나 무효가 된 사례도 23건 있었다. 감경과 취소·무효를 합치면 5년간 모두 354건의 징계 결과가 소청심사에서 변경된 셈이다.
경찰공무원의 소청심사 처리 건수 자체도 증가했다.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따르면 경찰공무원 관련 처리 건수는 2021년 306건에서 지난해 411건으로 34.3% 늘었다.
징계 수위가 크게 낮아지는 사례도 있었다. 2024년 광주에서는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달아난 경찰관이 해임됐지만 소청심사에서 강등으로 감경됐다. 해임이 강등으로 바뀌면서 경찰 신분을 유지하고 복직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소청심사 이후 행정소송에서 징계가 다시 뒤집힌 사례도 28건에 달했다. 2021년 4건, 2022년 11건, 2023년 5건, 2024년 6건, 지난해 2건으로 집계됐다.
제주에서는 지난 5월 30대 여성 실종 신고를 받고도 피해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신고 약 2시간 30분 만에 사건을 종결한 혐의로 담당 경찰관이 구속됐다. 광주에서는 수사 과정에서 주요 증거를 확보하지 않고 현직 경찰관의 가족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사건도 드러났다.
박상웅 의원은 경찰의 잇단 비위가 심각한 기강 해이를 보여준다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징계가 소청에서 반복적으로 감경되는 것은 최초 징계 단계에서 사실관계와 책임 정도에 대한 판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론의 관심이 큰 사건에서 조직이 일단 강한 처분을 내린 뒤 소청 과정에서 이를 조정하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식 대응이 나타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