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후쿠이현 하루 327㎜ 물폭탄에 34만명 대피령
최고 단계 '레벨5' 특별경보
하천 범람·도로 침수 잇따라
8월 한 달치 넘는 비 하루 만에 쏟아져
댐 긴급 방류 가능성도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후쿠이현에 지난 29일부터 하루 동안 평년 8월 한 달 강수량을 웃도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일본 기상청은 30일 최고 경계 단계인 '레벨5' 폭우 특별경보를 발령했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주민 34만여 명에게 피난지시 또는 긴급안전확보 명령을 내렸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24시간 강수량은 후쿠이현 가쓰야마시 327㎜, 사카이시 하루에 307.5㎜, 후쿠이시 미야마 296.5㎜, 오노시 253.5㎜를 기록했다. 모두 관측 사상 최대치로 평년 8월 한 달 강수량을 크게 웃돌았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4시30분 후쿠이시와 오노시, 가쓰야마시에 레벨5 폭우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레벨5는 5단계 경보 가운데 가장 높은 단계로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 즉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 기상청과 국토교통성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폭우로 중대한 재해가 이미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대피소로 이동하는 것이 위험하다면 건물 2층 이상으로 올라가는 등 즉시 안전을 확보해 달라"고 촉구했다.
후쿠이현은 후쿠이·오노·가쓰야마·아와라·사카이·에이헤이지 등 6개 시·정에 재해구조법을 적용했다. 후쿠이·오노·가쓰야마·사바에 등 7개 시·정 주민 34만4225명에게는 긴급안전확보 또는 피난지시가 내려졌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천 범람과 침수 피해도 이어졌다. 후쿠이시 아라카와강과 오노시 아카네강은 범람 발생 수위를 넘어섰고 후쿠이시 요시노강, 오노시 기요타키강, 사카이시 다지마강은 범람 위험 수위를 초과했다. 이 가운데 아라카와강에는 실제 범람이 발생했다는 정보가 발표됐다.
가쓰야마시와 오노시에서는 주택 1채의 지상층 침수와 4채의 바닥 아래 침수가 확인됐다. 사카이시 류가하나댐은 긴급 방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실제 방류가 이뤄지면 사카이시와 아와라시를 흐르는 다케다강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할 우려가 있다.
차량 고립과 도로 침수 신고도 잇따랐다. 후쿠이현 경찰에는 이날 오전 6시까지 관련 신고 25건이 접수됐다. 후쿠이시에서는 차량에 고립된 탑승자 2명이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호쿠리쿠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 기준 후쿠이시 약 40가구와 인접한 이시카와현 하쿠산시 약 410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겼다.
이번 폭우는 발달한 비구름이 띠 모양으로 길게 이어져 같은 지역에 집중호우를 쏟는 '선상강수대'가 형성되지 않았는데도 시간당 50~60㎜의 강한 비가 비교적 같은 지역에 장시간 이어지면서 발생했다. 일본해에서 일본 동쪽으로 뻗은 전선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된 영향이다.
기상청은 31일 아침까지 24시간 동안 후쿠이현에 최대 120㎜, 이시카와현과 도야마현에 각각 최대 1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천 범람과 저지대 침수, 산사태에 엄중히 경계하고 낙뢰와 돌풍에도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