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IPO 몸집 커졌다" 평균 시총 사상 첫 300억엔 돌파
올해 1~8월 평균 309억엔…전년 대비 60% 증가
설립 후 상장까지 평균 15년
도쿄증권거래소 '소형 IPO' 퇴출 압박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올해 일본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평균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300억엔(약 2586억원)을 넘어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0일 보도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상장유지 기준을 강화하면서 기업들이 조기 상장 대신 몸집을 충분히 키운 뒤 증시에 입성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영향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1~8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 당시 평균 시가총액은 309억엔(약 26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도쿄증권거래소와 옛 오사카증권거래소가 통합한 2013년 이후 평균과 비교해도 60% 많다.
기업 설립부터 기업공개(IPO)까지 걸린 기간도 평균 15년으로 가장 길어졌다. 과거에는 12~13년 만에 상장하는 사례가 많았다. 창업 초기 비교적 작은 규모로 증시에 입성하기보다 비상장 상태에서 성장한 뒤 상장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대형 IPO가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다. 올해는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 업체 GO가 상장 당시 시가총액 1500억엔(약 1조2930억원)을 넘겼고 자율주행 기술기업 티어포도 644억엔(약 555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IPO 15건 가운데 시가총액이 100억엔(약 862억원)을 밑돈 기업은 7곳에 그쳤다.
일본 증시에서는 그동안 기업가치가 충분히 커지기 전에 상장하는 '소형 IPO'가 신흥기업의 성장을 막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시가총액이 작으면 자금력이 큰 기관투자가의 투자 대상에 포함되기 어렵고 주주 구성이 개인투자자에게 편중되기 쉽다.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신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투자도 제한된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로스시장 상장유지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상장 후 10년 안에 시가총액 40억엔(약 345억원)을 넘으면 됐지만 2030년부터는 상장 후 5년 안에 시가총액 100억엔을 달성해야 한다. 사실상 규모가 작은 기업의 IPO를 억제하고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요구하는 조치다.
그로스시장 부진도 제도 개편의 배경이다. 신흥기업으로 구성된 '도쿄증권거래소 그로스시장250지수'는 올해 들어 약 20% 상승하는 데 그쳐 약 30% 오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를 밑돌았다. 신흥기업이 상장 후에도 대형 종목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이 도쿄증권거래소의 고민이다.
IPO는 기업의 성장자금 조달뿐 아니라 창업자와 벤처캐피털(VC), 투자펀드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이른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보다 비상장 단계에서 기업가치를 충분히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상장기업의 몸집이 커지면 기관투자가의 참여가 늘고 추가 증자를 통한 성장자금 조달도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