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어지럼증에 뇌졸중 걱정했더니"…범인은 '귓속 돌' [헬스톡]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산 온병원 제공
부산 온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 찾아오면 뇌졸중부터 걱정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귓속 이석이 떨어져 나와 생기는 '이석증'이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60대 A씨는 아침에 일어나는 과정에서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극심한 어지럼증을 느꼈다. 덜컥 뇌졸중 같은 뇌혈관질환이 걱정되어 응급실과 신경과 진료를 받은 뒤, 최종적으로 이비인후과로부터 '이석증'을 진단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이석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50만명에 달했다. 특히 50~6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폐경 이후의 호르몬 변화와 골밀도 감소, 칼슘 및 비타민D 대사 변화 등이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귓속 '돌'이 문제…1분 미만 강한 어지럼증이 특징

이일우 부산 온병원 이비인후과 과장은 "이석증은 귀 안쪽의 이석기관에 있어야 할 칼슘 결정체인 '이석'이 제자리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으로 들어가 신경을 자극하는 질환"이라며 "머리를 움직이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혹은 고개를 돌릴 때 1분 미만의 강한 회전성 어지럼증과 구토, 메스꺼움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석증은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지면 이석을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이석정복술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높은 재발률이다. 이석증은 문헌에 따라 치료 후 재발률이 5~47%까지 보고될 만큼 재발이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치료 이후의 생활 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 과장은 "치료 후에도 어지럼증이 남아 있다면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로 인해 낙상의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아침에 일어날 때는 30초 정도 천천히 앉아 몸을 추스른 뒤 일어나고, 머리를 감거나 샤워를 할 때도 무리하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편이 좋다"고 권고했다.

또 비타민D 결핍이 있는 경우 이를 적절히 보충하면 이석증의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 비타민D 수치를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의해 적절히 보충하는 것도 좋다.

재발률 최대 47%…생활습관 관리가 관건

병원 치료 후에도 어지럼증이 남아있거나 균형감 저하가 지속될 경우에는 전정재활이나 자가운동을 시행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자가운동으로 '브란트-다로프(Brandt-Daroff) 운동'이 있다. 똑바로 앉은 상태에서 머리를 한쪽으로 45도 돌린 뒤 신속하게 옆으로 눕고, 어지럼증이 가라앉으면 다시 일어나는 동작을 양쪽으로 반복하는 방식이다. 다만 운동의 빈도와 횟수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의료진의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이 과장은 "이석증은 초기에 적절한 진단만 받는다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 찾아왔을 때 당황하지 말고 전문 의료진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뒤, 올바른 생활 습관과 재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귀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말이 어눌해지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보행이 어려워지거나 심한 두통 등이 나타난다면 뇌졸중 등 중추성 질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석증 진단 검사. 부산 온병원 제공
이석증 진단 검사. 부산 온병원 제공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뇌졸중 #어지럼증 #이석증 #중추성 질환 #귓속 돌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