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美 접경 지역에 '영원히 온타리오호' 대형 표지판 설치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캐나다 간의 무역 갈등이 국경을 접한 거대 국경호인 '온타리오호(Lake Ontario)'의 명칭을 둘러싼 심각한 외교적 설전으로 격화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아메리카호(Lake America)'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더그 포드 주총리가 접경 지역에 대형 표지판을 설치하며 반격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포드 주총리는 미국 뉴욕주로부터 약 40km 떨어진 캐나다 온타리오주 그림스비의 온타리오호 해안에 영어와 프랑스어로 "온타리오호.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라는 문구가 담긴 대형 표지판을 공개하며 "트럼프 대통령 이전부터 이 호수는 온타리오호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먼 후에도 여전히 온타리오호로 불릴 것"이라고 말했다.
온타리호가 포함된 5대호 중 슈피리어호를 제외한 4개 호수의 이름은 모두 원주민 언어에서 유래했다. 가장 규모가 작은 온타리오호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미국 뉴욕주의 국경에 걸쳐 있다. 5대호중 미시간호를 제외하고는 미국과 캐나다 영토에 걸쳐있다.
이번 명칭 분쟁은 양국 간 무역 협상이 결렬된 직후 발생했다. 미국이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 역시 다음 달부터 '동일 금액 맞불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관계는 경색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즉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미 내무부에 30일 이내에 지명정보시스템(GNIS)의 공식 명칭을 수정하도록 지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본인이 '온타리오호' 표지판을 발로 차서 치운 뒤 '아메리카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표지판으로 교체하는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캐나다 정부와 지방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일축했으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역시 "모든 사물은 원래 이름대로 불려야 하며, 이 호수의 이름은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 온타리오호"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지형지물 표기법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지지만, 타국이 이를 따를 의무는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취임 직후에도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멕시코 정부는 국제 공유 수역의 이름을 단독으로 바꿀 수 없다며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인공위성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미국 사용자에게는 '아메리카만', 멕시코 사용자에게는 '멕시코만', 제3국 사용자에게는 두 명칭을 병기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으나 법적 논란은 이어졌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