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동염인 줄 알았는데"…28년 전 母 심장 수술 의사가 아들도 살렸다 [헬스톡]
두통·피로·호흡곤란에 병원 찾은 50대 남성 '심잡음' 발견
母와 같은 '승모판 역류증' 진단…같은 의사가 수술 집도
[파이낸셜뉴스] 두통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아 부비동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은 미국의 50대 남성이 뜻밖에 심장질환을 발견했다. 더 놀라운 건 그가 28년 전 어머니가 앓았던 것과 같은 심장병을 진단받았고, 당시 어머니를 수술한 의사로부터 수술을 받았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는 음악가 마크 가우디소시(57)의 사연을 소개했다.
CBS에 따르면 가우디소시는 지난해 피로와 호흡곤란에 시달렸지만, 투어 공연을 다니는 음악가인 만큼 그저 바쁜 일정 때문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두통까지 나타나면서 부비동 감염을 의심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1월 가우디소시는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인 CVS 내 간이진료소 '미닛클리닉'을 찾았다가 예상하지 못한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그를 살펴보던 간호사가 심장에서 비정상적인 소리가 들리는 '심잡음'을 확인했다. "심잡음이 생긴 지 얼마나 됐느냐"는 간호사의 질문에 가우디소시는 당황했고 진료소 의료진은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으라고 권했다.
일주일 뒤 찾은 주치의도 가우디소시의 심장에서 심잡음을 확인했고 심장전문의에게 진료를 의뢰했다. 수주간 검사와 심장 초음파를 거친 끝에 그해 2월 가우디소시에 내려진 진단은 '승모판 역류증'이었다.
진단명을 듣자마자 가우디소시는 어머니 진 가우디소시(77)를 떠올렸다. 그의 어머니도 1998년 승모판 질환을 진단받아 응급수술을 받았다.
진 가우디소시는 "28년 전 내가 겪었던 것과 같은 진단을 아들이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감정적이었고 두려웠다"고 CBS에 말했다.
승모판은 심장의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서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가우디소시 모자가 진단받은 승모판 역류증은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좌심실로 내려간 혈액 일부가 좌심방으로 다시 흘러가는 질환이다.
상태가 악화하면 심장에 부담이 커지면서 부정맥을 비롯해 호흡곤란과 부종 등 심부전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CBS는 해당 질병이 일반적으로 유전되는 질환은 아니라는 전문가 의견을 덧붙였다.
조던 블룸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심장외과 전문의는 "(해당질환은) 대부분 심장질환이나 다른 심장 손상으로 발생한다"면서도 가우디소시 모자에게 같은 질환이 발생한 데 대해서는 "유전적인 설명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모자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우디소시의 진료를 담당한 심장전문의는 그의 수술을 하트퍼드병원 심장혈관연구소의 사베트 하심 박사에게 의뢰했다. 하심 박사는 수십년간 승모판 성형술과 치환술을 해온 심장외과 전문의였다.
알고 보니 하심 박사는 28년 전 어머니 진의 승모판 수술을 집도했던 바로 그 의사였다.
하심 박사는 "어머니와 아들을 모두 수술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같은 수술을 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마크의 담당 의사가 하심 박사라는 말을 듣고 완전히 안심했다"며 "아들이 좋은 의사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크 역시 "어깨에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었다"고 안도했다.
지난해 7월 22일 승모판 성형술을 받은 가우디소시는 1년이 지난 현재 일상 생활은 물론 밴드 활동도 무리없이 이어가고 있다. 앨범을 발매하고 다시 라이브 공연 무대에도 오르고 있다.
가우디소시는 "의료진이 증상을 설명하는 것을 듣고 나서야 '나도 그런 증상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나이가 들어서 그런 줄 알았다"면서 "수술을 받고 나니 모든 증상이 사라졌고 이전 상태가 얼마나 좋지 않았는지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