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EU 가입 협상 또 불발...국민투표 부결 유력
30일 EU 가입 협상 재개 묻는 국민투표 진행
반대 52.5%로 과반
EU 가입시 주권 및 어업 수역 침해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5년에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을 먼저 취소했던 아이슬란드가 협상 재개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또 다시 가입 반대를 택했다.
아이슬란드 공영 매체 RUV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EU 가입 협상 재개를 묻는 국민투표 결과 약 19만 표 개표 기준으로 반대가 52.5%로 찬성(47.5%)을 앞섰다. RUV는 6개 개표소 가운데 1곳에서 소수의 표만 아직 개표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과가 바뀌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날 개표 초반에는 찬성이 다소 앞섰으나 개표가 계속되면서 반대 우세로 뒤집혔고, 조금씩 격차가 벌어졌다. 투표 전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협상 재개에 반대하는 응답이 51.6%로 찬성(48.4%)을 근소하게 앞섰다.
인구가 약 40만명에 불과한 아이슬란드는 북극해 및 옛 소련과 인접한 위치 때문에 이미 냉전 시대부터 동서 진영 양쪽에서 수많은 회유와 위협을 받았다. 아이슬란드는 1944년 덴마크에서 독립한 이후 1949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 아이슬란드는 비록 군대와 정보기관이 없지만 외국 군대의 영구 주둔을 금지하는 조건으로 나토의 보호를 받고 있다. 1951년에는 미국과 상호 방위 협정을 체결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5위인 북극권의 부국 아이슬란드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이미 유럽경제지역(EEA) 속해 EU와 비교적 자유로운 무역을 하고 있다. 동시에 EU 법규를 상당부분 인정하여 회원국 내 자유로운 이동을 인정하는 솅겐 조약에도 가입한 상태다.
아이슬란드는 앞서 2008년 국내 대형 은행 3개가 파산하며 금융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자 2009년에 EU 가입 신청서를 냈다. 이후 경제난에서 회복한 아이슬란드는 그리스 등 남유럽의 채무 위기 여파로 유로존(유로 사용 21개국) 붕괴 가능성이 거론되자 2013년 EU 가입 협상을 동결했다. 이어 2015년 3월에는 EU 측에 가입 후보국 지위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아이슬란드의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은 안보를 이유로 EU 가입을 지지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최근 지구온난화 및 북극 항로 개척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권 개발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강대국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취임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공공연히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합병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빌리 롱 아이슬란드 대사는 지난 1월 대사 임명 전에 이미 미국 하원의원들과 사석에서 만나 "아이슬란드가 미국의 52번째 주(州)가 될 것"이며 "내가 주지사가 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한편 EU 가입 반대 진영에서는 EU 가입시 주체적인 입법 및 규제 권한을 잃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수출 40%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인 어업 부분에서 자체 결정권을 잃을까봐 걱정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