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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겠다" 워시 금리인상 시사… 트럼프와 충돌 예고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잭슨홀 연설서 긴축 기조 재확인
"물가 우려…우리에겐 할일이 있다"
9월 금리 인상 확률 57%로 급등
인플레·백악관 압박에 '진퇴양난'
내달 FOMC 방향성 가늠 시험대

"물가 잡겠다" 워시 금리인상 시사… 트럼프와 충돌 예고

지난 5월 취임 이후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물가 때문에 돈줄을 죌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미국 금리가 오를 확률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워시가 금리 인하를 바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른 의견을 냈다며 오는 9월 금리 결정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시장분석도구인 '페드워치'로 미국 기준금리 선물 거래인들의 매매 형태를 분석한 결과,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지금보다 0.25%p 올릴 가능성은 57%에 달했다. 동결할 가능성은 43%로 파악됐다. 현재 연준은 기준금리를 3.5∼3.75% 구간으로 유지 중이며 다음달 15~16일에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를 열어 금리를 결정한다.

인상 확률은 워시의 연설 이후 급등했다. 워시는 취임 100일째였던 28일에 연준의 연례 경제 심포지엄인 '잭슨홀 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우리의 책무 중 하나인 물가 안정 측면에서 볼 때, 관련 지표들이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워시는 "나의 기준은 이렇다.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겐 할 일이 있다. 그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책무이며 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워시는 "PCE 가격지수로 측정되는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 2%는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라며 "65개월 동안 지속된 높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중앙은행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종합적으로 볼 때 전반적인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워시가 금리 동결 혹은 인상을 통한 통화 긴축에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시가 물가상승을 억제한다는 결의를 강력하게 표현했고, 연준의 물가 목표 달성 방식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은행의 아디티야 바브 미국 경제조사 대표는 AP통신을 통해 워시가 9월 FOMC 회의에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8월 고용과 물가 지표가 매우 약하지 않은 한, 9월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할 책임은 워시에게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는 오늘 얻은 (시장의) 신뢰를 아마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백악관과 갈등이다. 1기 정부부터 부채 부담 해소 및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트럼프는 워시에게도 거듭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인터뷰에서 워시의 금리 동결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환상적이며 똑똑하고 현명하다. 그가 금리를 내리길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그에게는 (연준) 이사회가 있다"면서 "그것은 매우 정치적인 이사회고, 그들은 금리를 인상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 코넬 대학교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워시는 자신의 목표와 의도에 관해 명확한 선을 그었다"며 "이는 경제지표나 그 결과와 관계없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트럼프와 직접 충돌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지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모리스 옵스펠드 선임 연구원은 워시가 진퇴양난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워시가 금리를 올리면 트럼프와 충돌하고, 동결하면 물가 대응 의지에 대한 시장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면서 "그는 여러 표적을 등에 지고 있다. 이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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