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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제 논란·증시 하락 부담… 국정 반전 카드될까[李정부 중폭 개각]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靑 "신발끈 묶고 다시 뛰겠다"
정책 집행력 높이고 외연 확대
노선 변경보다 '체감 속도' 집중
경제·국토부수장은 승진 발탁
성평등부 등 범여권 인재풀 확대
'실력자 기용'으로 승부수 걸어
靑정책·금융라인 추가조정 주목
후속 인사땐 집권2기 체제 완성
내달 여야 인사정국 대치 예고

부동산 세제 논란·증시 하락 부담… 국정 반전 카드될까[李정부 중폭 개각]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제사령탑까지 전격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통해 국정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최근 부동산과 민생 현안을 둘러싼 정책 부담이 커지고 국정지지율 반전이 필요한 시점에서 인적 진용을 새롭게 짜 국민이 체감할 성과 창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핵심 경제부처에는 현직 차관을 승진 기용해 기존 정책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실행력을 높이는 쪽을 택했다.

이날 청와대가 발표한 인사를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경제부총리 교체다. 구윤철 부총리의 교체는 사전에 크게 거론되지 않았던 만큼, 최근 부동산 세제와 증시 등 경제정책을 둘러싼 논란과 맞물려 쇄신의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는 문책성 인사에는 선을 그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임 장관에 대한 평가 때문에 후임자를 선정한 것은 아니라며 이형일 후보자의 정책 실행역량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개각을 두고 "다시 신발끈을 묶고 열심히 뛰자는 취지"라고 밝혔는데, 기존 정책을 폐기하거나 노선을 크게 바꾸기보다는 성과가 국민의 삶에 닿는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실제로 경제부총리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장관에도 현직 차관을 승진 발탁했다. 경제와 부동산이라는 핵심 정책 영역에서 내부 사정과 정책 방향을 가장 잘 아는 인사를 전면에 세워 인사에 따른 공백을 최소화하고 집행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국토부의 경우 최근 주택 공급 확대가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만큼 정책 설계보다 현장 집행의 속도와 성과가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역시 성장률과 세수 등 거시지표 개선을 국민의 체감경기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현직 차관의 장관 승진은 정책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책임과 권한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정책 방향을 갈아엎기보다는 이미 마련된 처방을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실행하느냐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반면 입법과 이해관계 조정이 중요한 부처에는 현역 정치인을 배치했다. 법무부에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다뤄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중소벤처기업부와 성평등가족부에도 관련 상임위와 정책 분야에서 활동해온 의원들을 전진 배치했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사법개혁과 민생입법 등 주요 국정과제를 실제 법안과 예산으로 연결하기 위한 추진력을 보강한 성격이 짙다.

인재풀을 더불어민주당 밖까지 넓힌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기본소득당 소속 의원을 국무위원 후보자로, 조국혁신당 의원을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AI미래기획수석으로 발탁했다. 강 실장은 "야당도 함께할 수 있는 분 중 실력 있는 분들이라면 최대한 모시려고 했다"며 기준은 "오로지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취임 이후 강조해온 외연 확대와도 맞닿아 있다. 여권 내부 인재에 국한하지 않고 범여권과 전문영역까지 국정 참여의 문을 넓혀 정책 추진의 저변을 확대하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 같은 인선은 국정과제의 성격에 따라 관료와 정치인의 강점을 달리 활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경제·주택은 정책의 연속성과 집행 경험을, 사법개혁·민생 분야는 국회와의 조율능력을 앞세웠다. 여기에 다른 정당 소속 인사를 청와대와 내각에 함께 기용해 정책 전문성과 정치적 외연을 동시에 넓히려 한 셈이다.

인공지능(AI)과 정무라인을 함께 손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정우 전 AI수석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옮기고 새 AI수석과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을 배치해 미래산업 컨트롤타워를 재정비했다.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을 정무특보로 위촉한 것은 국회와 지역의 목소리를 국정에 연결하는 정무 기능을 보강하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인적 쇄신이 이번 개각에서 마무리될지 여부로 모이고 있다. 경제사령탑이 교체된 만큼 김용범 정책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정책라인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경제·금융 라인의 추가 조정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린다. 청와대가 추가 인선을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후속 인사까지 이어질 경우 이번 중폭 개각은 사실상 집권 2기 국정운영 체제를 완성하는 수순이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인사의 성패도 새 진용이 정책의 연속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얼마나 빠르게 체감 성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한편 이 대통령이 6개 부처 일괄개각을 단행하면서 9월 1일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는 인사검증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대치정국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은 정책 전문성 등이 입증됐다며 신속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추진으로 국정공백 최소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야당은 송곳 검증으로 대대적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mail protected]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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