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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한계 부딪힌 지방銀… 수도권·특화점포로 영토 넓힌다

이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 등
주요 5개사 여·수신 점유율 정체
외국인금융센터 개점·앱 개편 등
고객군별 특화 영업으로 틈새 공략

텃밭 한계 부딪힌 지방銀… 수도권·특화점포로 영토 넓힌다

지방은행이 영업 기반인 지역금융의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수도권 등 역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영업지역에서 여·수신 점유율이 정체된 가운데 인구 감소와 지역 경기 부진으로 추가 성장 여력이 제한되고 있어서다.

■지방은행, 텃밭 점유율 '제자리'

30일 각 은행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등 지방은행 5개사의 주요 영업지역 내 여·수신 점유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소폭 오르거나 하락하며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부산은행이 부산지역에서 차지하는 총여신 점유율은 올해 4월 말 기준 28.2%로 지난해 말(28.1%)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총수신 점유율은 32.2%에서 29.0%로 낮아졌다. 여전히 부산지역 내에서 30% 안팎의 여·수신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점유율 확대에는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역시 주요 영업지역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경남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경남·울산지역 내 여신 점유율은 24.71%, 수신 점유율은 29.30%로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의 전북특별자치도 내 점유율은 여신 16.93%, 수신 23.81%로 집계됐다.

지방은행이 지역 내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을 추가로 끌어올릴 여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은 물론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데다 지역 경기 부진으로 기업과 가계의 자금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공세도 부담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역에 점포망을 갖추고 있더라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모바일뱅킹 이용이 보편화된 데다 시중은행과 인뱅들도 경쟁하고 있어 지방은행이 해당 지역의 금융 수요를 독점하기는 어렵다"며 "지역 내 시장점유율을 추가로 끌어올리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화점포 운영·비대면 채널 강화

지방은행들은 주 영업지역을 벗어나 점포를 내거나 특정 고객군을 겨냥한 특화점포를 운영하는 영업지 확대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주 영업권 밖에서 운영 중인 영업점 수는 부산은행 41개, 경남은행 20개, 전북은행 19개, 광주은행 11개, 제주은행 3개로 집계됐다.

특히 전북은행은 부산에 '외국인금융센터'를 개점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주 영업지역인 부산에 진출하되 지역 대표은행과 정면으로 경쟁하지 않고 특정 고객층의 금융 수요를 선점하는 방식이다. 지방은행의 역외 전략이 단순한 점포 확대에서 고객군별 특화 영업으로 세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 채널도 물리적 영업권의 한계를 넘어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모바일 앱과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비대면 영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광주은행은 올해 지방은행 최초로 모바일 앱 'Wa뱅크'에서 고향사랑기부서비스를 선보였다. BNK부산은행은 이달부터 시각장애인의 금융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인터넷뱅킹 '전자점자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생활·경제권이 맞닿은 인접 지역으로 영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영업점의 물리적 위치가 갖는 의미가 과거에 비해 약화돼 지역 간 영업 장벽은 사실상 많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방은행의 역외 영업 확대가 지역금융 역할 약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주요 영업지역에서 이미 상당한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해 추가적인 외형 성장이 쉽지 않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상황"이라며 "이 과정에서 지역은행으로의 역할을 유지하고 지역 내 자금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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