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보증 부담 던 신탁사, 정비사업 주도권 쥐나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HUG, 시공사 보증 요건 완화
신탁사 주도 현장 8년새 9배로
목동·여의도 등 우량 사업장 확산
수수료 덤핑·전문성 부족은 과제

보증 부담 던 신탁사, 정비사업 주도권 쥐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 부동산신탁사의 영향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인 사업비 대출보증 요건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사가 재개발·재건축 대행·시행을 하는 신탁방식 정비사업 현장은 최근 8년 새 9배가량 증가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최근 정비사업 사업비 보증 시 신탁사 책임 범위를 신탁재산으로 한정하는 특약 적용 대상의 시공사 요건을 20위에서 30위로 확대해 시행 중이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부동산신탁사가 HUG 보증을 활용해 사업비를 조달한다. 사업비를 위험액 산정에서 제외하려면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종후자산 가치 대비 보증금액이 담보인정비율(LTV) 40% 이하이고 시공사 순위가 20위 이내여야 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신탁방식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시공사 범위를 30∼50위 이내로 넓혀줄 것을 요구해 왔는데 이번에 확대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 20위 이내이면 소수 대형사만 참여할 수 있는 구조인데 30위 이내로 확대되면서 중견 업체로 문호가 넓혀졌다"며 "시공사 범위 확대는 HUG가 업계 의견을 적극 수용한 것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또 시공사 요건을 30위 이내로 확대하면서 도급계약 당시 30위 이내였던 건설사가 보증 승인 시점에 순위가 떨어진 경우에도 35위까지는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는 기준도 새로 도입됐다.

이번 대출보증 요건 완화는 신탁방식 정비사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지난 2017년부터 본격 시행됐다. 조합 방식의 여러 문제점으로 신탁방식 정비사업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당시 38곳에 불과했던 신탁방식 정비사업 현장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48곳으로 증가했다. 약 8년 동안 9.2배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신탁방식 정비사업 현장이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여의도 등 초우량 단지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등 '빅5' 건설사들의 경우 주도권이 신탁사에 있기 때문에 신탁방식 정비사업 현장을 선호하지 않았다.

대형사 한 관계자는 "우량 입지 조합들이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선택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대형사들도 이제는 '신탁사 시행-대형사 시공' 구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사들도 신탁방식 정비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관련 인력 충원 및 재배치 등을 통해 조직을 강화 중이다. 부작용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14곳 신탁사가 사실상 신탁방식 시장에 다 뛰어들면서 수수료 덤핑 경쟁과 전문성 부족 논란은 해결해야 될 숙제"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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