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재정·성장정책 '가속'… 세제개편 수정안 내놓을지 주목[李정부 중폭 개각]
새 경제사령탑에 이형일
차관서 장관 직행은 20년만
정권초부터 경제정책 설계 관여
'3·4·5 비전' 등 국정 속도낼듯
고용·물가·부동산 안정은 과제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중폭의 개각을 단행하며 경제사령탑을 전격 교체했다. 이 대통령이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을 신임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확장재정과 성장 중심 경제정책의 가속과 연속성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자가 이끄는 2기 경제팀은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의 신속한 이행을 뒷받침할 인프라 투자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물가·고용, 부동산 안정과 내수 부양 등 '나홀로 호황'인 반도체를 제외한 우리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경부 차관이 장관으로 곧장 승진하는, 20년 만에 나온 이례적 인사라는 점에서 경제팀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의 장악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세제 개편안과 같은 최근의 정책 혼선 과정에서 청와대와 여당의 입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50대 중반의 '젊은' 부총리가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 후보자는 '3·4·5 비전(잠재성장률 3%·수출 4강·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 등 현 정부의 경제정책 설계에 깊숙이 관여해 내용을 가장 잘 아는 관료로 꼽힌다. 이 후보자는 이날 "3대 메가프로젝트 등으로 새로운 투자·성장 기회를 창출해 잠재성장률 반등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경제 대도약 비전과 함께 2기 경제팀이 풀어야 할 어려운 과제가 많다. 당장 비거주 1주택자의 반발을 사고 있는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한 정부 수정안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그간 세제 개편에 직접 관여해온 이 후보자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커졌다. 여당 내 반발과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기본세율 등 정부안이 상당 부분 수정 제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물가 안정도 시급하다. 5~6월 3%대로 오른 물가는 지난달 2.8%로 다소 진정된 상황이다. 그러나 석유최고가격제와 정부의 매점매석 금지 및 규제, 재정을 통한 할인행사 등의 강력한 행정력으로 물가를 누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책 종료 등에 따라 다시 튀어오를 수 있다. 특히 실질임금 상승에 비해 밥상·외식, 보험료 등 서비스물가는 더 많이 올라 국민의 체감물가는 지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재정지출 확대로 시중에 돈이 더 풀리면 물가를 더 자극할 수밖에 없다.
고용 문제도 제대로 풀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력산업과 건설·제조업 경기가 악화해 2년여째 일자리가 쪼그라들고 있다. 고용시장 침체가 장기화하자 청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는 19만명이 줄어 45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끝난 이후 다가올 확장재정에 따른 세수결손과 지속적인 의무지출 증가, 고환율·고물가 고착화 등 경제 전반의 충격에 대비해 노동규제 해소, 산업 구조개혁 등도 2기 경제팀의 중요한 과제다.
취임 1년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된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정부 초기의 경제정책 설계와 안정에 기여했다. 고환율과 고물가, 미국의 관세 압박 등의 대응에 혼선을 빚기도 했으나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거시경제 관리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부동산 세제 개편에 있어 과세 정상화라는 정책 취지와 달리 주택공급 부족, 전월세 폭등 등의 부동산 시장 악화로 여론과 민심이 나빠지고, 여당의 강력한 불만까지 쏟아지면서 위상에 타격을 받았다. 이번 교체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