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포화 뚫고 '골든아워' 사수, K-방산, 장갑형 의무후송차량 개발 완료
방사청, 차륜형지휘소차량 기반 MEV 체계개발 성공
화생방 양압장치·원격 의료 탑재, 기계화부대 근접 지원 가능
[파이낸셜뉴스] 현대 전장에서 전상자의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 분수령은 치료의 신속성, 즉 '골든아워(60분 이내)'에 달려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대 분쟁 지역에서 입증되듯, 고밀도 포병 화력과 자폭 드론이 상시 지배하는 최전방 지대에서는 방호력이 전무한 기존 표준형 구급차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군이 기계화 부대의 고속 진격 속도에 발맞추며 적의 포화 속에서도 장병의 생명을 끝까지 구해낼 '바퀴 달린 야전병원'을 마침내 독자 기술로 확보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024년부터 올해까지 약 14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구개발을 진행해 온 '장갑형의무후송차량'의 체계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31일 발표했다. 해당 차량은 우리 군에서 이미 성능이 검증된 '차륜형지휘소용차량'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그간 일선 부대에서 운용되던 상용 구급차 등이 가졌던 치명적 약점인 야지 주행 제한과 방호력 부재를 완벽히 극복하고, 최전방 적지 종심까지 진출하는 기계화 및 상륙작전 부대에 밀착해 근접 후송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 핵심이다.
전장 환경에 특화된 내부 설계도 주목할 만하다. 적의 총탄이나 파편 위협이 지속되는 기동 중에도 의무요원이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환자 들것이송장치를 비롯해 산소공급장치, 자동심장충격기(AED) 등 첨단 의료장비가 유기적으로 탑재됐다. 특히 화생방 오염 물질이 살포된 혹독한 환경에서도 임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차량 내부 압력을 대기압보다 높게 유지해 오염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양압장치'를 기본 장착해 장병 생존성을 다각도로 끌어올렸다. 군 당국은 작전 임무 외에도 험지 돌파 능력을 활용해 민간 대형 재난·재해 현장에서의 인명 구조에도 본 차량을 적극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고형석 방위사업청 기동사업부장은 본 차량이 우리 군의 전투력을 보존할 핵심 전력이라며, 향후 양산 및 야전 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장병들이 국가의 보호 속에서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쟁사에서 지상 의무후송(MEDEVAC) 체계의 진화는 무기체계의 파괴력 발전과 궤를 같이해왔다. 과거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UH-1 이로쿼이 헬기를 전상자 후송에 전면 투입하면서 후송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으나, 현대 전장의 촘촘한 휴대용 대공미사일(MANPADS) 네트워크와 대공포 위협은 헬기의 최전방 저고도 접근을 극도로 제약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군을 비롯한 군사 선진국들은 일찍이 스트라이커(Stryker) 차륜형 장갑차 기반의 의무후송차량(M1126 MEV)이나 차세대 다목적 장갑차(AMPV)의 의무후송 버전을 개발해 최전방 전상자 구조의 핵심 축으로 운용해 왔다. 반면 우리 군은 북한의 대포병 화력이 밀집된 서부전선이나 기동 작전 상황에서 장병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전문 장갑 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체계개발 완료는 미군 등 서방 선진국 수준의 '전장 전상자 케어 시스템'을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우리 군 외교·안보 역량의 질적 도약을 의미한다.
이번에 확보된 장갑형의무후송차량은 군의 전력 공백을 메우는 것을 넘어, 유사시 아군 전력의 지속 능력을 유지하는 안보 보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