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게임 넘어 제조·방산·모빌리티로…'피지컬 AI' 새 먹거리 부상
[파이낸셜뉴스] 게임업계의 경쟁 무대가 콘텐츠를 넘어 제조·방산·모빌리티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산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게임사가 축적한 게임엔진과 3차원(3D) 콘텐츠, 물리 시뮬레이션 기술이 로봇과 자율주행 등의 AI 학습·검증에 활용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정KPMG는 31일 발간한 '6대 핵심 질문으로 본 게임 산업의 변화' 보고서에서 게임 산업이 △이용자 생태계 변화 △지식재산권(IP) 중심 성장 △피지컬 AI 진출 △AI 활용 확대 △중국 게임산업 경쟁력 강화 △비용 상승 등 6가지 구조적 변화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게임사가 보유한 게임엔진과 3D 콘텐츠, 물리 시뮬레이션 기술의 활용 범위가 게임 밖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현실과 유사한 가상환경을 구축하고 다양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봇·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 등 피지컬 AI를 학습시키고 검증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들도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크래프톤은 피지컬 AI 연구와 휴머노이드 로봇·자율주행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NC AI 역시 가상세계 구현 기술을 국방·조선 분야의 월드모델과 피지컬 AI 솔루션에 적용하고 있다.
삼정KPMG는 향후 게임사와 제조·방산·모빌리티 기업 간 합작법인(JV) 설립이나 공동 연구개발(R&D), 기술제휴 등 이종 산업 간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사가 콘텐츠 제작사를 넘어 가상환경과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공급하는 AI 플랫폼 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인 게임시장에서는 IP와 충성도 높은 이용자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방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대체 여가 콘텐츠가 늘면서 라이트 이용자는 감소하는 반면 PC·콘솔 등 몰입도가 높은 플랫폼에서는 코어 이용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서브컬처와 인디게임처럼 뚜렷한 취향을 겨냥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팬덤도 강화되고 있다.
IP는 게임 흥행뿐 아니라 웹툰·애니메이션·굿즈 등으로 수익원을 확장할 수 있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미국 시장 매출 상위 10개 게임은 모두 인기 IP를 기반으로 한 시리즈였다. 국내 게임사들도 웹툰·만화·애니메이션 등 검증된 IP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AI 활용 역시 이미지·영상 생성과 NPC 고도화, 데이터 분석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다만 AI를 활용해 저품질 콘텐츠가 대량 생산되는 이른바 '게임 슬롭(Game Slop)'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I를 비용 절감과 매출 확대 등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동시에 콘텐츠 품질과 저작권·규제 위험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게임사의 경쟁력 강화와 개발비 상승도 국내 게임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해 중국 자체 개발 게임의 해외 매출은 10% 이상 증가했다. 스팀의 게임 평균 판매가격도 2021년 12.7달러에서 올해 16.9달러로 약 33% 올랐다.
오헌창 삼정KPMG 부대표는 "게임 산업은 이용자와 IP를 중심으로 수요 구조가 재편되고 AI가 제작 혁신을 넘어 피지컬 AI 등 새로운 성장축을 열면서 경쟁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게임사는 핵심 기술과 IP를 새로운 산업 및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