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해녀·4·3 기록 한자리에… 제주 '유네스코 3축' 특별전
31일부터 10월18일 세계자연유산센터
세계유산·무형유산·기록유산 조명
자연·삶·기억 3개 전시관으로 구성
10월3일 만장굴서 세계유산축전 개막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한라산과 용암동굴로 대표되는 세계자연유산부터 제주해녀문화, 제주4·3 기록까지 제주가 국제사회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유산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특별전이 열린다. 서로 다른 유네스코 제도에 등재된 제주의 자연·삶·기억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제주 유산의 폭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다.
31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10월18일까지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기획전시실에서 세계유산축전 특별기획전 '제주의 시간, 세계의 유산으로'가 열린다.
특별전은 오는 10월3일 개막하는 '2026 세계유산축전-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연계 프로그램이다.
전시의 특징은 제주를 자연유산만으로 설명하지 않는 데 있다. 제주는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한라산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 응회구,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세계적으로 뛰어난 화산지질학적 가치와 경관을 인정받았다.
2016년에는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산소공급장치 없이 바다에 들어가는 물질 기술뿐 아니라 공동체의 지식과 협력, 세대 간 전승 문화까지 국제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제주4·3 기록물 1만4673건이 '진실을 밝히다: 제주4·3 아카이브'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국가폭력의 피해와 진상규명, 희생자 명예회복과 화해 과정을 담은 기록이 세계적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이 세 층위가 각각 '기억·삶·자연'이라는 공간으로 연결된다.
1관 '기억, 기록이 되다'에서는 제주4·3 관련 기록과 증언을 통해 국가폭력의 기억과 인권, 제주 공동체가 걸어온 화해의 과정을 살펴본다.
2관 '삶을 잇는 손길들'에서는 제주해녀와 마을공동체의 생활문화를 중심으로 자연에 기대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삶과 전승을 보여준다.
3관 '유산의 산, 시간의 지층'에서는 한라산과 제주 화산지형, 지질·생태를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자연유산의 가치를 조명한다.
자연유산과 생활문화, 현대사의 기억을 한 전시에서 묶은 것은 제주가 보유한 유산의 성격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제주의 화산지형과 바다는 주민들의 생활방식을 만들었고, 그 속에서 해녀와 마을공동체 문화가 형성됐다. 제주4·3 역시 섬이라는 공간과 공동체의 역사 속에 남은 기억이라는 점에서 개별 유산을 분리해 보는 것보다 제주라는 공간의 시간적 층위로 함께 읽을 수 있다.
특별전은 세계유산축전 마지막 날인 10월18일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올해 세계유산축전은 10월3~18일 한라산천연보호구역과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응회구, 7개 세계자연유산마을과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등에서 열린다.
올해는 만장굴 발견 80주년이자 만장굴의 가치를 세상에 알린 고 부종휴 선생 탄생 100주년이라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개막식은 10월3일 만장굴 일원에서 열린다.
축전 기간에는 거문오름용암동굴계를 걷는 워킹투어와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용암동굴을 둘러보는 특별탐험대, 한라산 별빛산행·일출투어, 세계자연유산마을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김형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제주의 자연과 그 안에서 이어진 삶, 공동체의 기억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전시와 세계유산축전을 통해 제주 유산의 가치를 더 가까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