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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10건 중 6건… 연구중심병원, K바이오 R&D 거점 부상 [K바이오 신약 개발 선봉장 '연구중심병원' (上)]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2013년 10곳서 21곳으로 늘어
비인증병원보다 논문·특허 성과
신약개발 핵심 플랫폼으로 안착
진흥원이 연구·산업 연결고리役

병원이 진료를 넘어 바이오헬스 산업의 연구개발(R&D) 거점으로 바뀌고 있다. 2013년 10곳으로 출발한 연구중심병원은 10여년 만에 21곳으로 늘었고, 국내 의약품 임상시험의 62%를 담당할 정도로 성장했다. 논문과 특허 등 연구 성과도 비인증 병원을 앞서며 병원이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과제는 축적된 연구역량을 기술이전과 창업, 사업화로 얼마나 연결하느냐다. 파이낸셜뉴스는 3회에 걸쳐 연구중심병원이 만든 변화와 산업적 성과, 남은 과제를 짚어본다.

■국내 임상 10건 중 6건 진행

국내 의약품 임상시험 10건 가운데 6건 이상이 연구중심병원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 중심이던 병원이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을 떠받치는 핵심 연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3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의약품 임상시험은 총 1만1993건이다. 이 가운데 연구중심병원이 참여하거나 수행한 임상시험은 7409건으로 전체의 62%에 달했다.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연구중심병원의 임상시험 비중은 2021년 48%에서 2022년 53%, 2023년 57%, 2024년 56%를 기록한 뒤 2025년에는 64%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전체 의약품 임상시험 980건 가운데 623건이 연구중심병원에서 진행됐다.

이는 연구중심병원이 단순한 의료기관을 넘어 바이오벤처와 제약기업의 신약개발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뜻이다. 후보물질이 실제 치료제로 이어지려면 연구진과 환자, 임상시험 인프라를 갖춘 병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연구 성과에서도 차이는 뚜렷했다. 1기 인증을 받은 21개 연구중심병원의 핵심연구인력 1인당 SCI(E)급 논문은 평균 6.8편으로 비인증 병원 5.2편보다 많았다. 최근 3년간 지식재산권 보유 건수도 연구중심병원이 평균 226.4건으로 비인증 병원 103.6건의 두 배를 웃돌았다.

연구비 지원을 받아 개별 과제를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병원 내부에 연구인력과 조직, 지식재산이 축적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연구중심병원의 외연도 넓어졌다. 2013년 10개 병원으로 출발한 제도는 2024년 법 개정을 통해 지정제에서 인증제로 전환됐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역량을 갖춘 병원이 새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넓힌 것이다. 2025년 첫 인증에는 30개 의료기관이 신청해 21곳이 인증을 받았다. 기존 지정병원 10곳은 모두 인증을 통과했고 11곳이 새롭게 합류했다.

■연구와 산업 잇는다

연구중심병원 사업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역할은 연구비를 배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보건산업진흥원은 병원들이 어떤 연구를 필요로 하는지 수요를 조사하고 국내외 산업 트렌드를 분석해 연구과제의 방향을 설정한다. 병원마다 강점이 다른 만큼 일률적으로 연구주제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병원의 전문성과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박정선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중심병원지원단장은 "병원의 수요나 니즈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작업들을 거치고 있다"며 "진흥원이 대내외 트렌드를 반영해 주요 연구 아이템의 개념을 잡고 그 방향에 맞춰 수요조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의료와 연구역량을 연결하는 역할도 강화됐다. 연구중심병원 R&D 사업은 연구중심병원만 단독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비연구 중심병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서울의 연구중심병원이 지역 병원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면서 지역 병원의 연구역량을 높이는 방식이다. 박 단장은 "서울에 있는 병원이라고 해서 서울에 있는 병원하고만 같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있는 병원과 조인해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중심병원은 특정 대형병원만의 연구사업이 아니라 국내 병원 전체의 연구역량을 끌어올리는 확산형 R&D 사업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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