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았다' 태평양 종횡무진 도산안창호함의 '침묵의 격돌'
국내 독자 기술 3000t급 잠수함 사상 최초 '태평양 왕복 횡단' 대기록 수립
161일간 태평양 최초 왕복 횡단 완수, 캐나다·하와이 거쳐 오늘 진해 복귀
림팩서 '피탐 제로·모의타격 28회' 대기록, '나토 장벽' 넘어 K-잠수함 무력시위
[파이낸셜뉴스] 국내 해상 무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로 꼽히던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서 지정학적 진영 안보의 벽을 실감하며 분패했던 대한민국 '팀코리아'의 핵심 플랫폼이, 전 세계 바다를 상대로 압도적인 실전 능력을 증명하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해군은 국내 기술로 독자 설계 및 건조된 3000t급 장보고-Ⅲ 배치-1(KSS-Ⅲ) 1번함인 도산안창호함이 161일간의 태평양 왕복 횡단 및 다국적 연합훈련 임무를 완수하고 1일 오전 진해 해군기지로 입항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5일 출항한 이후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항, 미국 하와이, 괌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총 2만8000여km에 달하는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잠수함 역사상 최초이자, 국산 기술로 건조한 잠수함으로서는 전례가 없는 대기록이다.
군사 안보 전문가들은 도산안창호함의 이번 왕복 횡단 완수가 단순한 원거리 항해 성공을 넘어, 지난 7월 캐나다 오타와 정부가 정무적 판단에 따라 독일 기종을 낙점한 결정이 무색할 만큼 K-잠수함의 전술적 신뢰성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실물로 입증한 사건이라고 진단한다.
실제로 도산안창호함은 이번 대장정 기간 참가한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 다국적 연합 해군 함정들에게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는 완벽한 은밀성을 과시했다. 가혹한 가상 전장 환경 속에서 적대 함정을 상대로 무려 28회의 모의 공격을 연속 성공시키는 기염을 토하며 대한민국 해군의 탁월한 작전 운용 능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독일에 비해 가성비와 무장 능력(VLS 탑재 및 SLBM 운용)에서 앞섰던 우리 플랫폼의 '공격형 빅펀치 사상'이 림팩이라는 실전 무대에서 완벽히 증명된 셈이다.
특히 도산안창호함은 캐나다 작전 구역 진입 전, 다국적 연합 C4I(지휘통제통신) 체계를 활용해 캐나다 태평양함대사령부와의 장거리 교신에 완벽히 성공하며 나토(NATO) 표준 상호운용성 장벽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1만km가 넘는 대양을 가로지르며 리튬전지 체계의 잠항 안정성과 정확한 납기 관리 역량을 캐나다 앞마당에서 몸소 증명해 낸 범국가적 총력전의 결실이기도 하다.
방산업계 안팎에서는 비록 캐나다 시장의 문은 일시적으로 닫혔으나, 도산안창호함의 이번 2만8000km 완주 궤적이 K-방산의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한 강력한 '방산 나침반'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과거 독일 등 방산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던 원조국 종속 관계에서 탈피해, 이제는 대양 작전 지속성과 장비 신뢰성 면에서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체급으로 도약했음이 방증되었기 때문이다.
이병일 도산안창호함장(대령)은 "대한민국 해군과 국산 잠수함의 역량을 입증해 낸 161일간의 항적은 전 세계에 우리 위상을 드높인 역사의 한 페이지"라며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침묵의 수호자'로서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캐나다 전선을 넘어 폴란드의 차세대 '오르카(Orka) 프로젝트'와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등 차기 격전지를 정조준하고 있는 K-잠수함의 집념 어린 도전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