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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4분기 MLCC 가격 올리나…AI 수요에 수급 빠듯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기가 4·4분기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사양 제품 수요가 늘면서 공급이 빠듯해진 가운데 고사양 제품에 생산 여력을 집중하려는 움직임까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4·4분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고객을 대상으로 MLCC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범용 소비자용 X5R 제품은 평균 25~30%, AI 서버에 활용되는 고사양 X6S 제품은 고객사와의 협상에 따라 평균 10~20%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별 가격 인상 배경에는 차이가 있다. 소비자용 X5R은 가격을 높여 주문을 조절하고 여기서 확보한 생산 여력을 고사양 제품 생산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AI 서버용 X6S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미 고사양 제품으로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큰 폭의 가격 인상이 어려운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기의 가격 인상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기존 유통채널 중심의 가격 조정에서 완성품 고객까지 가격 상승 범위가 넓어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기는 MLCC를 유통업체보다 고객사에 직접 공급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iM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MLCC 판매 가운데 유통채널 비중은 10%대인 반면, 직납 비중은 80%대다. 이에 OEM·ODM 고객 가격이 오를 경우 기존 유통가격 인상보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LCC 시장의 공급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대만과 중국 업체들이 중·고용량 소비자용 제품의 추가 주문을 받으면서 4·4분기 평균 10~20%대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업체 가동률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부 업체는 이미 90%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MLCC 전체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통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시장의 하반기 수요 전망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고사양 부품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최근 MLCC 가격 상승이 전방산업 전반의 회복보다는 AI 고사양 제품의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MLCC 가격 상승세 확산 여부는 일본 업체들의 움직임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무라타와 타이요유덴, 교세라는 현재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기에 이어 대만, 중국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본 업체들까지 동참할 경우 MLCC 업계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가격 인상에 보수적인 무라타의 가격 조정은 MLCC 수급이 상당히 타이트해졌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며 "후발 업체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도 한층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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