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0년 침체 부른 '빠른 고령화'···"한국도 성장률 깎인다"
후이모 하야시 GRIPS 명예교수 기조연설
2026 BOK-CEPR-OECD 공동 컨퍼런스
빠른 고령화 속도, 성장률 낮추는 것으로 분석
[파이낸셜뉴스] 빠른 고령화가 경제성장률과 물가, 실질금리까지 끌어내리며 장기적 저성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은 가파른 고령화에 직면해있는 가운데, 과도한 교육 경쟁이 출산율을 낮춰 다시 사회를 늙게 하는 악순환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령화 속도 빠르면 성장률↓
후이모 하야시 정책연구대학원대학(GRIPS) 명예교수는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 BOK-CEPR-OECD 공동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일본의 장기 경기침체 원인으로 이른 고령화를 지목했다.
하야시 교수는 "일본의 인구전환은 1950년대 제도 변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여타 선진국보다 30년가량 앞서 진행됐다"며 "인구 전환을 마친 국가에선 고령화 속도가 빠를수록 성장률이 낮게 나타나는 부(-)의 상관관계가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하야시 교수는 2020~2050년 중 고령화 속도는 홍콩, 한국, 대만, 중국 순으로 빠를 것으로 봤다. 이를 반영한 2050년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의 0.73~1.00배 수준에 그칠 것으로 계산됐다.
이어 황인도 한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장은 '초고령화에 따른 통화정책 여건 변화와 시사점'을 주제로 다음 발표에 나섰다. 황 실장은 고령화가 성장, 물가, 금융안정 등 통화정책 여건 전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연과를 공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패널 분석 등을 통해 이를 검증한 결과 출산율과 기대수명이 1991년 수준(1.71명, 72.2세)으로 유지됐다면 2024년 기준 균형 실질금리는 현재보다 약 1.4%p 높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고령화는 2025~2070년 중 물가상승률에 연 평균 0.15%p의 하방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도 나왔다. 또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낮추고 부도위험은 높였다. 특히 부동산 중심 대출 구조를 갖춘 금융기관일수록 부정적 영향이 컸다.
황 실장은 "출산율 회복, 고령층 고용 확대, 생산성 제고 등 구조개혁이 실현되면 실질금리와 성장률이 연 평균 약 1%p 높은 수준을 유지해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한 교육 경쟁, 출산율 낮춘다
세션2에선 염민철 버지니아커먼웰스대학교 교수가 한국의 저출산 배경으로 부모의 지위 경쟁을 꼽았다. 부모가 자녀의 교육 성취를 다른 가정 자녀와 비교·평가하는 동기로, 자녀 1인당 교육 투자를 사회적으로 과도한 수준까지 끌어올려 출산을 억제한다는 논리다.
염 교수는 "지위 경쟁이 강할수록 사교육 지출은 늘고 출산율은 낮아지며 이러한 경쟁은 가구 간 파급된다"며 "특히 한국은 저소득층이 소득 대비 사교육비를 더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을 포함해 싱가포르, 칠레 등 교육 경쟁에 대한 우려가 큰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낮고 하락 속도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원 심야교습 규제로 상위 15% 가구의 사교육비가 10% 줄면 하위 50%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 비중(평균 6%)도 0.4~0.9%p 하향 조정됐다.
이날 컨퍼런스에 앞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개회사에서 "인구구조 변화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지만 다가오는 것을 미리 볼 수 있고 그만큼 늦지 않게 대비할 수 있다"며 "오늘날 한국은 AI 생태계 중심에 서 있으며, 유례없는 반도체 생산과 AI가 이끄는 투자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이어 "지금은 미룰 때가 아니라 대비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