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동복지

'노봉법 반년' 원청교섭 문 열렸지만…"퇴근 후 협상·의제 제한 여전"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화성시 노동자 오후 6시30분부터 교섭
한동대선 사용자성 인정 의제 두고 이견
노동위 절차가 교섭 제약한다는 지적도

공공운수노조원들이 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실질적인 원청교섭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공공운수노조원들이 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실질적인 원청교섭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6개월을 앞두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하청노동자들이 퇴근 후 원청과 교섭에 나서는 등 교섭시간과 의제를 둘러싼 제약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청과의 교섭 문은 열렸지만 실질적인 교섭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공공운수노조는 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실질적인 원청교섭 보장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경기 화성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들의 사례가 소개됐다. 이들은 원청인 화성시와 교섭을 시작했지만 근무시간 중 교섭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화성시는 하청업체에 교섭시간 보장을 위한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강제성이 없어 노동자들은 평일 오후 6시 30분, 토요일 오후 1시 30분 등 업무를 마친 뒤 교섭에 나서고 있다.

경북 포항 한동대학교에서는 교섭 의제를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한동대는 원청교섭에 참여하면서도 노동위원회에서 사전에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의제는 교섭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쟁의조정 과정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돼 실질적인 교섭 의제가 제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청이 교섭장에 나오더라도 어떤 사안을 교섭할 수 있는지 다시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받아야 해 교섭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마련된 공공운수노조 농성장. 사진=이동혁 기자
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마련된 공공운수노조 농성장. 사진=이동혁 기자

노조는 이 같은 문제의 배경으로 고용노동부의 사용자성 판단 절차를 지목했다. 법 개정으로 원청의 사용자 범위가 확대됐지만 현장에서는 노동위원회가 인정한 사용자성과 의제를 중심으로 교섭이 이뤄지면서 원청교섭을 지연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3~6월 하청노조 1161곳이 원청 439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노동위원회 절차를 밟은 원청은 141곳으로, 103곳에 대해서만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전체 교섭 요구 원청을 기준으로 4곳 중 1곳에도 미치지 못한다.

박병연 공공운수노조 조직진행국장은 "원청이 교섭 테이블에 앉더라도 노동위원회에서 사전에 인정받지 않은 의제는 교섭 대상에서 제외되고, 쟁의행위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동자들의 두 손과 두 발을 묶어놓고 원청과 교섭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9일째 농성을 이어가며 고용노동부 장관 면담과 원청교섭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하청노동자 #퇴근 후 #원청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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