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법원, 네덜란드 넥스페리아의 중국 내 자산 4000억원 동결…통제권 분쟁 격화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넥스페리아의 반도체 기술 및 생산 자산의 해외 이전 제한에 대한 반격

네덜란드의 넥스페리아 본사. 연합뉴스
네덜란드의 넥스페리아 본사.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중국 법원이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Nexperia)와 관련 장비 사업 부문이 보유한 4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압류·동결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넥스페리아를 인수한 중국 기업의 경영권을 제한하자 중국 법원이 넥스페리아의 중국 내 자산을 압류·동결한 것이다. 세계적인 범용 반도체 기술 회사의 통제권을 둘러싼 네덜란드와 중국의 힘겨루기로 해석된다.

1일 증권시보·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넥스페리아를 인수한 중국 모회사 윙텍은 전날 공시를 통해 광둥성 둥관시 중급인민법원이 이같은 재산 보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넥스페리아가 중국에 보유한 21억3905만위안(약 4300억원) 상당의 중국 자회사 보유 지분 등 자산을 압류·동결한 것으로 기술 유출 등을 둘러싼 네덜란드 정부 조치에 반격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은 앞서 윙텍과 자회사 위청홀딩스가 네덜란드 넥스페리아 측을 상대로 80억위안(약 1조63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신청한 재산보전을 받아들여 넥스페리아의 중국 자회사 보유 지분 등 자산을 압류·동결한 것이다. 동결 대상에는 넥스페리아가 보유한 중국 법인 4곳과 장비사업 관계사 안타이커(ITEC)가 보유한 우시 법인 1곳의 지분이 포함됐다.

네덜란드 정부, 넥스페리아의 반도체 기술 등 핵심 자산 이전 등 주요 결정을 간섭

양측 갈등은 지난해 네덜란드 정부와 법원이 넥스페리아의 경영과 지배구조에 개입하면서 본격화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해 9월 넥스페리아의 생산자산과 자금, 기술 등이 해외로 이전될 우려가 있다며 물자공급법을 발동, 회사의 핵심 자산 이전 등 주요 경영 결정을 정부가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또한 넥스페리아 최고경영자(CEO)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윙텍 보유 지분과 관련된 의결권을 독립기관에 맡기는 등 경영권 제한 조치에 나섰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넥스페리아는 자동차 부품에 필수적인 범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로 2019년 중국 스마트폰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윙테크에 인수됐다.

중국은 자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넥스페리아 제품 수출 금지로 맞대응했으나, 이후 양국 간 협의를 거쳐 중국은 공급 재개를 허용하고 네덜란드 정부는 행정명령의 집행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3월 넥스페리아 네덜란드 본사가 중국 법인 직원들의 업무 계정을 차단하는 등 갈등이 이어졌으며, 네덜란드 법원이 내린 윙텍의 의결권 제한 조치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윙텍이 넥스페리아 통제권 회복 시도 과정에서 새 협상 수단 확보"

윙텍은 지난 5월 넥스페리아와 임원 3명을 상대로 네덜란드의 제한 조치를 이용해 차별적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80억위안(약 1조63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관련 소송은 아직 본안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외신들은 이번 중국 법원 조치와 관련해 "윙텍이 넥스페리아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으려는 과정에서 새로운 협상 수단을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넥스페리아의 경영권 분쟁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진단이다.

중국신문망 등 현지언론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윙텍이 국내 법률 절차를 이용해 해외 투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고, 역외의 차별적 제한 조치에 대응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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