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폐지 이후에는 3중 구조… 로펌, 담합사건 대응 달라진다
내달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가동
공정위 행정조사·중수청 형사수사
공소청의 공소제기·유지로 분화돼
수사기관 개편에 통합대응팀 필수
리니언시 순위 충돌 등 불확실성
"단일창구 만들거나 공동마커 도입"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출범함에 따라 기업들의 담합 사건을 대리하는 주요 로펌들도 빠르게 맞춤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 이원화 구조였다면 향후에는 공정위, 중수청, 공소청 세 기관에 걸쳐 처리되는 구조로 바뀌기 때문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그동안 담합 사건은 공정위 조사와 심의를 거쳐 과징금이 부과되고, 공정위가 고발한 경우에 한해 검찰 수사와 형사재판으로 이어지는 단선 구조였다. 앞으로는 공정위가 행정조사와 과징금 등 행정제재를, 중수청 반독점수사국이 압수수색과 피의자 조사 등 형사수사를, 공소청이 기소 여부와 공소유지를 각각 담당한다.
■공정위·중수청·공소청 3각 체제로
김용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과거 공정위 조사 및 공정위 고발에 따른 검찰 공소제기를 넘어 초기 단계부터 3개 기관에 제출될 사실관계와 증거를 조기에 일원화해 관리하는 통합 전담 대응팀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선 공정위 고발' → '후 검찰 수사' 공식이 깨지며 검찰의 선제적인 수사 후 공정위 고발 요청 사건도 늘고 있다. 올해 2월 밀가루·설탕 담합 사건, 전분당 담합, 정유사, 석유화학 회사 담합은 모두 공정위 처분보다 검찰 수사가 먼저였다.
진호식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공정위의 조사·심의 결과를 기다리며 대응 전략을 세우던 기존 관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수사기관 개편에 따라 통합 TF를 통한 전담팀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홍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담합 대응 체계가 공정위의 행정조사, 중수청의 형사수사, 공소청의 공소 제기·유지로 분화되면 기업은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해 여러 기관의 절차가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염두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실무에서 가장 예민한 지점은 증거법이다. 공정위 행정조사는 원칙적으로 임의조사지만 조사를 거부·방해하면 과태료나 형사처벌이 따른다. 반면 중수청 수사에는 영장주의와 헌법상 진술거부권이 엄격히 적용된다. 정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각 기관에 제출하는 자료와 임직원의 진술이 서로 모순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공정위 조사단계에서부터 향후 형사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리니언시, 3중 신고 구조 우려"
가장 큰 불확실성은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다. 현재도 공정위의 행정 리니언시와 대검찰청의 형사 리니언시로 이원화돼 있는데 향후 3중 구조로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정위 리니언시는 과징금·시정조치와 고발 면제를, 형사 리니언시는 불기소나 구형 감경을 당근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두 기관이 접수 순위와 감면 여부를 따로 판단한다는 점이다. 공정위에서 1순위인 기업이 검찰에서는 후순위가 될 수 있다. 여기에 10월부터는 형사 리니언시를 운영해온 검찰 기능마저 중수청 수사와 공소청 기소로 갈라진다.
전상오 화우 변호사는 "기존에도 공정위와 검찰 간 리니언시 순위가 달라지는 충돌 문제가 있었다"며 "향후 리니언시 접수 및 순위 결정 절차를 명확히 하고, 해외 사례를 참고해 수사기관인 중수청이 접수하고 공소청에 즉시 통보하되, 최종적인 기소 면제 여부는 공소청이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호식 변호사는 "공정위·중수청·공소청을 연결하는 단일 접수창구를 마련하고, 하나의 접수시각과 신고순위를 행정·형사절차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일 창구 마련이 어렵다면 어느 한 기관에 먼저 접수한 시각과 순위를 다른 기관에서도 동일하게 인정하는 '공동 마커 제도'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환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