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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8%·日 3%…중동발 인플레에 글로벌 채권시장 휘청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중동발 인플레이션 공포가 글로벌 채권시장을 덮쳤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가 다시 뛰자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미국과 일본, 유럽 국채가 일제히 매도세에 휩싸였다. 특히 30년간 세계 초저금리의 상징이었던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3%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구조적인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79% 안팎까지 치솟으며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5.27%까지 올라 지난달 미 재무부가 시장에 개입하기 직전 수준과 불과 6bp(1bp=0.01%p) 차이로 좁혀졌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장기 국채금리 급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일부 국채 바이백 규모를 2배로 확대했다. 당시 30년물 금리는 빠르게 하락했지만 이후 하락폭의 약 3분의 2를 되돌린 것이다.

일본 국채시장의 움직임은 더욱 극적이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6bp 이상 급등하며 3%를 돌파했다. 1996년 이후 30년 만이다. 5년물 금리도 2.2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BOJ)이 10년 넘게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해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이다.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3.35%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프랑스 10년물은 4.21%까지 치솟아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도 5.25%로 올라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은 전날 공휴일로 채권시장이 휴장한 탓에 이날 글로벌 금리 상승분을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금리가 약 10bp 급등했다.

글로벌 국채금리 급등의 직접적인 방아쇠는 중동에서 당겨졌다. 미국과 이란이 한 달 만에 직접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2% 상승해 배럴당 92달러를 넘어섰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지난 3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각국의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경우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올려야 하고, 이는 기존 국채 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실제 유로존의 8월 물가상승률이 3%를 넘어서면서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다.

미국도 비슷하다.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에서 인플레이션에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장기물 금리가 한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재개되고 에너지 가격이 뛰면서 상황이 다시 뒤집혔다.

문제는 이번 국채금리 상승이 중동 사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주요국이 대규모 재정적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AI 투자에 뛰어든 빅테크까지 막대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을 둘러싼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미국 국가부채는 이미 40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정부가 막대한 규모의 국채를 계속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빅테크까지 공격적으로 채권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같은 투자자금을 놓고 경쟁하면서 채권 공급이 늘고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금리도 높아지는 구조다.

사진=뉴시스화상
사진=뉴시스화상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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