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의 시간' 오나…청문회·세제·예산·국감, 정국 주도권 시험대
김승원·용혜인 청문회 시작으로 대여 공세
821조 예산·162조 미래대응기금 '상시 추경' 정조준
자영업자 세부담·물가까지…정책 대안 제시가 관건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권 중심으로 흘러온 정국이 9월 정기국회를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세제개편안과 8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국정감사까지 야당이 정부·여당을 검증할 무대가 줄줄이 이어지면서다. 공격할 소재는 쌓였지만 이를 하나의 대여 전선으로 묶어 정국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느냐가 국민의힘의 과제로 떠올랐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당장 맞닥뜨릴 첫 승부처는 이재명 대통령의 중폭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다. 이형일 재정경제부·김승원 법무부·강신철 국방부·용혜인 성평등가족부·홍지선 국토교통부·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6명이 국회 검증대에 오른다.
국민의힘은 특히 김승원·용혜인 후보자에게 화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 후보자가 민주당 의원들이 결성한 '공소취소 모임' 공동대표를 맡은 점을 들어 이 대통령 재판과 연계한 공세를 펴고 있다. 용 후보자에게는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정책위부의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 "이틀, 사흘 밤을 새우는 한이 있어도 청문회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예고했다.
청문회가 인물 검증의 장이라면 이후에는 본격적인 정책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정부가 확정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12.8% 증가한 820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민의힘은 이를 '재정 폭주'로 규정하고 예산 심사에서 대대적인 검증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벼르고 있는 것은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세수 증가분을 활용해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에 투자하고 세수 변동에도 대응한다는 구상이지만, 국민의힘은 정부가 국회의 통제를 피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상시 추경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야당 내부에서는 이를 이른바 '이재명 저수지'로 규정해 공세를 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당일 때는 예비비와 특수활동비를 줄여야 한다고 해놓고 정권을 잡으니 입장이 달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제개편안도 국민의힘이 민생과 연결해 벼르는 전선이다. 특히 개인사업자의 신용카드 매출 세액공제 축소를 자영업자 부담 증가 문제로 부각할 계획이다.
10월 국정감사는 청문회와 세제·예산에서 제기한 개별 현안을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로 확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서 인사 문제를 파고들고 세제와 예산에서 경제정책을 비판한 뒤 국감에서 정부의 정책 성과와 책임을 집중적으로 검증하는 흐름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정국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야당으로 넘어오는 것은 아니다. 청문회에서 이미 알려진 의혹을 반복하고 예산안에서는 삭감 요구에만 머문다면 거대 여당의 입법·예산 드라이브에 맞서는 데 한계가 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국민의힘이 어떤 세제와 재정 운용을 대안으로 제시할지도 보여줘야 한다. 각각의 현안을 단발성 공세로 소진하지 않고 '정부 견제와 정책 대안'이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국민의힘의 존재감 회복 여부가 달렸다는 평가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