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월드컵 특수로 버틴 TV…하반기 메모리값 부담 더 커지나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연관 없음. 연합뉴스 제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연관 없음.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TV 시장이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2·4분기 출하량이 늘었지만 하반기 메모리 가격 급등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원가 부담을 버텨온 TV 업체들이 수익성 방어와 가격 경쟁력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4880만대를 기록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TV 교체 수요가 늘어난 데다 주요 업체들의 프로모션이 이어지면서 출하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도 2·4분기 TV 출하량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옴디아는 "TV 업체들이 기존 제품 라인업에 대한 판촉을 이어가는 동시에 과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확보해 둔 메모리 재고를 활용하면서 원가 부담을 일정 부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원가 방어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4K TV에 사용되는 4기가바이트(GB) DDR4 메모리 계약 가격은 1년 새 4배 이상 급등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용량·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메모리 업체들이 관련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고 있는 영향이다. 이에 범용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TV 업체의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내 TV 업체들도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LG전자 MS사업본부는 지난 2·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메모리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2·4분기 VD(TV) 사업 실적과 관련해 스포츠 이벤트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이익은 늘었지만 원가 상승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통상 TV 업체 입장에서는 메모리 등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얼마나 반영할 지가 주요 고민거리다.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는 반면, 가격을 올릴 경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은 중저가 제품일수록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TV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제품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옴디아는 저용량 메모리 제품의 공급 부족이 심한 만큼 TV 업체들이 저해상도 제품에서 4K 모델로 전환하는 흐름이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면 단순히 제품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쉬운 4K·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일 유인도 커질 수 있다. 실제 국내 TV 업체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TV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 연간 평균 대비 9.9% 상승했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프리미엄 TV 판매 증가를 주 요인으로 꼽았다.

[email protected]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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