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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금지법 무색한 '웃돈 잔치'…잠실 주말경기 정가 이하 '0건'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법 시행 닷새에도 암표 거래 활개
2만6000원 티켓 20만원까지 뛰어
신고해도 판매자 특정 절차 필요
전문가 "플랫폼도 책임 부여해야"

2일 오후 티켓 양도 플랫폼 티켓베이에 등록된 잠실야구장 주말 야구 경기 티켓 현황. 티켓베이 캡처
2일 오후 티켓 양도 플랫폼 티켓베이에 등록된 잠실야구장 주말 야구 경기 티켓 현황. 티켓베이 캡처

[파이낸셜뉴스] 스포츠 경기 입장권의 상습·영업적 암표 판매를 금지하는 법이 시행됐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정가의 수배에 달하는 암표가 거래되고 있다. 정부가 신고센터를 가동하며 단속에 나섰지만 판매자 특정부터 실제 제재까지 상당한 절차가 필요한 만큼 플랫폼의 자율규제와 관계기관의 직접 모니터링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이낸셜뉴스가 2일 오후 티켓 양도 플랫폼 티켓베이에 등록된 매물을 집계한 결과, 오는 4~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 경기 입장권은 총 120건이 판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정가 이하로 등록된 매물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잠실야구장 주말 입장권 정가는 좌석에 따라 1만1000~2만6000원 수준이지만 해당 플랫폼에는 한 장에 최대 20만원을 요구하는 매물까지 등장했다. 최고가 기준 정가의 7배가 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도 정가 2만2000원인 3루 원정응원석 입장권이 13만원에 등록됐다.

암표 근절을 위한 관련 법이 시행된 지 불과 닷새 만에 나타난 모습이다. 지난달 28일부터 공연이나 운동경기 입장권을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구매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하거나 알선하는 '부정판매' 행위가 전면 금지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온라인 암표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정판매 적발 시 과징금을 부과하고 부과액의 50%를 신고포상금으로 지급한다.

문제는 온라인에서 의심 매물을 발견하더라도 판매자를 특정해 실제 제재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티켓베이 등 일부 플랫폼에서는 매물을 살펴보는 단계에서 판매자의 구체적인 계정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 소비자가 거래 화면 등을 토대로 신고할 수 있지만 관계기관이 플랫폼에 자료를 요청해 판매자를 특정하는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신고가 접수됐다고 매물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티켓베이는 판매자 확인과 플랫폼 자료 확보, 부정판매 여부 판단, 조사·수사 등 후속 절차를 거쳐야 게시물 노출 제한 및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 결국 신고 이후 단속 속도가 플랫폼의 정보 제공과 관계기관 간 협조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신고에만 의존하기보다 플랫폼의 자율규제와 관계기관의 직접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플랫폼이 자체 기준을 마련해 과도한 웃돈을 붙인 티켓 판매를 제한하거나 동일 판매자의 반복적인 판매를 먼저 걸러낼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공단과 플랫폼이 협조체계를 구축해 판매자 정보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자발적인 신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암표를 구매하려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필요한 티켓을 발견하고도 이를 신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자발적인 신고만으로 충분한 단속 효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며 "관계기관이 자체적인 모니터링과 감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적인 거래로 규정해 규제한다면 이를 중개하는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해당 거래가 이뤄지지 않도록 일정한 책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실제 단속 효과를 살펴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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