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마지노선' 1.5도 결국 넘는다…UN "얼마나 빨리 되돌리느냐가 관건"
[파이낸셜뉴스]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온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1.5도 상승선을 인류가 결국 넘어설 것이라는 유엔의 진단이 나왔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기온 상승폭은 1.8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제는 1.5도 초과 폭과 기간을 최소화한 뒤 다시 1.5도 아래로 기온을 낮춰야 한다는 경고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1.5도 초과 제한: 1.5도 초과 대비 및 회복 경로(Limiting Overshoot)' 보고서를 발표했다.
UNEP는 온실가스 감축 속도가 충분하지 않아 향후 몇 년 안에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어서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현재 정책과 단기 감축 경로를 고려할 때 1.5도 초과는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1.5도는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의 핵심 기후 목표다. 2024년 연평균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아졌지만 이는 특정 연도의 기록이다. 파리협정의 1.5도는 한 해가 아닌 장기간에 걸친 평균적인 온난화 수준을 뜻한다.
UNEP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약 1.8도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정점 온도가 2도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UNEP는 '초과(overshoot)→정점(peak)→하락(decline)'을 최선의 대응 경로로 제시했다. 온실가스를 빠르게 감축해 기온 상승의 정점을 최대한 낮추고, 이후 기온을 떨어뜨려 1.5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감축이 늦어질수록 피해는 커진다. 보고서는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5년 더 이어질 때마다 정점 온난화가 약 0.1도씩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1.5도 이후 추가적인 온도 상승은 극한기상과 생태계 손실을 키우고 되돌리기 어려운 '티핑포인트(임계점)'를 넘어설 위험도 높인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1.5도 이상에 머무르는 데 좋은 결과란 없다"며 "배출량을 줄이고 회복력과 적응을 강화하면서 1.5도 초과 폭과 기간을 가능한 한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온을 다시 1.5도로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현재의 감축을 늦출 근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현재의 배출 추세를 고려하면 1.5도 복귀 가능성보다 온난화가 2도에 얼마나 근접하거나 넘어설지를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미래의 온도 하강 가능성이 현재의 감축 지연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낮은 온도에서 정점을 만들고 오버슈트 기간을 얼마나 짧게 유지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