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싱글맘 죽음 내몬 사채업자'…2심 감형받고도 대법원 상고 왜?
검찰 상고 안해…피고인 단독 상고로 진행
양형부당 상고 사유 안 돼…기각 가능성 커
형량 늘어날 위험 없어…상고 실익에 주목
[파이낸셜뉴스] 경제적 약자들에게 고리로 돈을 빌려준 뒤 상환을 독촉하며 협박해 홀로 유치원생 딸을 키우던 30대 싱글맘을 죽음에 이르게 한 불법 사채업자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2심에서 일부 감형을 받았음에도 선고 직후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3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3부(허명산 부장판사)는 대부업법·채권추심법·전자금융거래법·전기통신사업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34)에게 지난달 14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선고를 하루 앞두고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으며, 판결 등본을 교부받은 뒤 같은 달 20일 본인이 직접 상고장을 제출했다. 이어 21일에는 변호인을 통해서도 상고장을 연이어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검찰 측은 상고하지 않았다. 현행법상 상고이유가 제한돼 있는 만큼 원심 판단을 뒤집을 수 있는 사유가 있는지를 검토한 뒤 상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상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이 아닌 경우, 단순한 양형부당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 사건에선 검찰 역시 단순히 형량이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상고할 수 없다.
게다가 2심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받아들여 1심과 달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검찰 입장에서는 주요 혐의에 대해 원하는 법리적 판단을 끌어낸 셈이다. 재판부가 이 과정에서 피해자 합의 등을 참작해 최종 형량을 조정했다는 점에서 검찰이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다시 상고할 실익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검찰이 상고하지 않으면서 이번 사건은 피고인 측의 단독 상고로만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김씨는 지난 2024년 7월부터 11월까지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고 6명에게 총 1760만원을 고이율로 빌려준 뒤 이들의 가족과 지인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불법 추심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가 피해자들에게 요구한 연 이자율은 법정 이자율인 20%의 60배를 웃도는 1233%에서 많게는 6883%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고인 측의 상고로 사건 기록은 대법원으로 이송될 전망이다. 다만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 적정 형량을 직접 판단하는 1·2심 사실심과 달리, 3심인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법령 위반 등 법률상 문제가 있는지를 심사하는 법률심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상고하지 않고 피고인 측만 단독으로 상고함에 따라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대법원에서 2심보다 중한 형을 선고받을 수 없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상고가 판결에 대한 불복 외에 실무적 요인을 고려한 행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기각될 가능성을 예상하더라도 상고를 통해 형 확정과 수형 생활 시작을 늦추기 위해 상고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