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조 미래대응기금, 국회 통제 벗어나나…'30% 증액' 쟁점
與 "정부가 야당을 설득해야할 문제..논의할 것"
野 "30% 자율성 보장은 물론 기금 자체 반대"
미래대응기금 심사 앞두고 여야 신경전 치열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추진하는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된다. 미래대응기금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을 법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규정할지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기획예산처가 지난달 입법 예고한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 간 입장 차가 뚜렷하다. 특히 미래대응기금이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주요항목 지출금액을 30% 이내에서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자율성 조항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회의 고유 기능인 정부 예산 통제권과 직결된 부분이어서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의 성격을 금융성 기금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 설치된 각종 기금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금융성 기금과 사업성 기금이다. 통상 금융성 기금은 30% 이내, 사업성 기금은 20% 이내에서 자율적 수정을 허용한다. 즉, 사업성 기금에 비해 금융성 기금의 자율성이 더 크다는 의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래대응기금의 자율성이 기존 여타 기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정부가 마련한 자율성 조항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민주당 소속 한 관계자는 "현재 기존 제도는 금융성 기금의 경우, 30% 한도 내에서 (자율적 수정을) 허용해 주고 있다"면서 "종래 다른 기금들의 재량 폭도 그렇게 운영하고 있고, 거기서 나온 30% 기준을 가지고 (미래대응기금의) 모델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준의 일관성 문제다. (미래대응기금이) 금융성 기금과 같은 성격인지 정부가 (야당에) 설명을 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면서도 "이 부분이 그렇게 고민이 많이 필요한 지점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조정이 될 것"이라면서도 "일반적으로 20~30%의 자율성은 기존 기금들에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정부여당이 미래대응기금을 국회의 통제 하에 두기보다는 자율성을 보장에 방점을 찍은 배경에는 기금 성격 자체가 신속성을 지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급변하는 미래 산업군의 특성과 지방소멸이라는 전 국가적 위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민한 정부 차원의 대처를 위해서는 기금의 자율성을 담보해 신속 집행을 가능케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내 30% 자율성 조항은 물론 기금 신설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30% 자율성 조항은 사실상 국회의 고유 기능인 예산 통제권을 우회하는 일종의 '꼼수' 조항이라고 비판하면서다. 아울러 기금의 목적 자체도 불명확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가재정법상 세수가 남으면 쓰도록 돼있는 항목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서 "지방에 교부하거나, 국채를 상환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미래대응기금은 목적도 불분명한 제2의 회계를 만드는 것이고, 여기에 더해 절차까지 간소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미래대응기금 설치에 목숨을 걸었다. 162조원 가량의 다른 '예산 주머니'를 차려는 것"이라며 "추가경정(추경) 같은 경우에도 1조원을 통과시키려고 하더라도 시정연설부터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미래대응기금은) 사실상 이를 패싱 할 수 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030년 국가 채무는 17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재정지출 규모도 같은 해, 1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정이다. 이 탓에 초과세수를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보다는 국채 상환에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도 이러한 분석에 입각해 향후 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기금 신설 반대 논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김형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