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류된 K술… 대만은 韓 맥주 마시고, 美는 소주
한류 인기 타고 K주류 소비 늘어
1~7월 주류 수출 전년比 10.7%↑
중국산 맥주 반덤핑 관세 영향
대만 맥주 수출 1년새 두 배로
대미 소주 수출량은 1.2% 증가
업계, 글로벌 스타 마케팅 확대
국내 주류 소비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주류 업계가 해외 시장을 동력삼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류 인기에 힘입어 K주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소주는 북미, 맥주는 중화권을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소주, 맥주, 기타 리큐르 등 주류 수출량은 17만6273t으로 전년 동기(15만9212t) 대비 1만7061t(10.7%) 증가했다. 최근 5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국내 주류 수출량은 상승 추세다. 1~7월 기준 주류 수출량은 지난 2022년 16만4098t, 2023년 16만7281t, 2024년 15만8616t, 2025년 15만9212t을 기록하며 2024년을 제외하고 매해 늘었다.
특히 맥주는 중화권을, 소주는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1~7월 중화권(중국, 대만, 홍콩) 맥주 수출량은 2만9292t이었으나 올해는 5만2334t으로 1년 새 2만3042t(78.6%) 증가했다. 이 중 대만 수출 물량이 1만3679t에서 2만6169t으로 두 배가량 뛰었다. 이는 대만이 지난해 말 중국산 맥주에 최대 64.1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산 맥주가 반사이익을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수출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산 맥주가 그 빈자리를 꿰찬 것이다.
여기에 영화, 드라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미디어를 통해 한국의 소맥(소주+맥주) 문화가 대만 등 중화권 소비자에게 노출되며 K주류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기업들의 글로벌 스타 마케팅도 한몫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모델로 축구 선수 손흥민을 기용하고, 지난 7월부터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를 앰버서더로 발탁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맥주 '크러시' 모델로 걸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를 내세우며 해외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소주의 경우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소주 브랜드 '진로(JINRO)', 롯데칠성음료는 '순하리(SOONHARI)'를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미 소주 수출량은 2023년 5271t에서 올해 5333t으로 62t(1.2%) 증가했다. 전반적인 소주 수출량 감소세 속에서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주류 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내수 시장의 구조적 침체 탓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8000㎘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300만㎘ 밑으로 떨어졌다. 건강 관리를 중시하는 문화 확산, 주 52시간 근로제 정착,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회식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를 포함한 식음료 기업들이 더 이상 국내에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한국의 삼겹살, 소맥 문화가 유행하면서 주류 산업도 수혜를 입고 있는 만큼,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