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 원복에 강남3구 '패닉' [부동산 세제 진통]
정부, 비거주1주택 종부세 유턴
매도자 "후회막심" 취소 의사도
확정안 수정 여지에 현장 대혼돈
#. 주거 단지가 밀집한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지난 1일 비거주 1주택 공제액을 12억원으로 원복한다는 정부 세제개편안 최종안 발표 이후 사실 여부를 묻는 사람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전화 연결이 한 번 되면 끊지 않고 하소연하는 소유주들이 많아 30분은 기본이다. 겨우 끊어도 또 다른 사람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받고 있다.
전화 주인공들은 지난달 3일 비거주 1주택 세 부담 강화 소식을 듣고 집을 팔거나 증여해 처분한 사람들, 또는 팔려고 내놓은 사람들이다. 특히 고가·비거주 주택이 모여 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문의가 많다. 매도자들은 "되돌릴 수도 없고 어쩌나"라며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 집을 내놓은 사람들도 "지금이라도 거둬들여야 하나" 등 고민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매도 취소 안 되나요" 문의 봇물
최근 정부가 확정한 세제개편안에서 일부 정책이 원복되자 현장에서는 혼란이 커지고 있다.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 현행 유지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정부 방침을 믿고 비거주 주택을 매도하거나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후회의 목소리도 나온다.
2일 부동산·세무업계에 따르면 고가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3구를 중심으로 "(주택을) 괜히 처분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도 이날 오전부터 매도를 취소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의가 왔다. 이 물건은 현재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진행 중으로, 매도자가 비거주 1주택 세금 원복 이후 매도 의사를 바꾼 사례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는 "다행히 아직은 매매 과정 중"이라며 "배액배상(계약 해제 시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는 것) 등 매도자와 매수자가 협의를 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 강남3구에서 거래된 주택만 166건인 데다 아직 신고되지 않은 물건이 있어 거래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세무업계 모두 우려 목소리
문제는 현장에서 세제개편안이 또 수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강남구 한 공인중개사는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꾸다 보니 매수자, 매도자 모두 어찌할지를 모르고 있다"며 "말 그대로 혼란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복잡한 세제개편안으로 역효과가 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강남구 A동의 한 다주택자는 세제개편안이 통과되면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완화되는 다주택 양도세 중과를 이미 시행된 것으로 착각해 집을 매도했다. 꼼짝없이 중과된 양도세를 물게 된 것이다.
세무업계에서도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단체 고위 관계자는 "정책을 설계할 때 이런 부작용까지 생각했어야 했다"며 "세무사들끼리도 만나면 '누굴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반응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