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범석 신임 서울청장 "잘하는 것보다 잘못하지 않는 것이 먼저"
[파이낸셜뉴스] 고범석 신임 서울경찰청장이 취임 일성으로 "화려한 성과보다 흔들림 없는 기본과 원칙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한 달 앞두고, 경찰로 쏠린 수사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 역시 첫 일성은 '경찰 쇄신'을 강조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고 청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는 형사사법체계의 변화를 앞두고 경찰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서울경찰이 시민의 온전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잘하는 것' 이전에 '잘못하지 않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무위반과 내부 비리를 단호히 경계하고, 모든 업무에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며 결과와 과정 모두 공정한 법 집행이 되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 청장은 이와 함께 △시민의 생명과 안전 중심 △기본과 원칙 △직장 내 역지사지 △현장 중심 등 네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고 청장은 "경찰활동의 출발점은 언제나 시민"이라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은 무엇을 하든 경찰의 시선이 아닌 시민의 눈높이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에게는 매일의 업무지만 시민들에게는 일생 한 번뿐인 중대한 사안임을 인지하고 시민 중심에서 경찰활동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경찰 내부 구성원간 이견이 있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강조하며 갈등하기 보다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것을 요청했다.
고 청장은 "경찰 업무의 시작과 끝은 결국 '현장'"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치안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이를 경찰활동에 잘 반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다음 달 2일 형사사법체계 전면 개편에 따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검사의 직접 수사권은 물론 보완수사권도 완전히 폐지된다. 이에 따라 기소만 전담하는 공소청과 수사를 맡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생기고, 기존 경찰로의 수사력 집중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전국 최대 수사 인력을 보유한 서울청은 가장 큰 수혜자인 동시에 가장 엄격한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퇴임으로 새로 14만 명이 넘는 경찰 조직을 이끌게 된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취임식을 생략하고 바로 현안 챙기기에 들어갔다. 김 대행은 이날 오전 9시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를 주관하며 대국민 반성문을 발표했다.
김 대행은 "최근 장윤기 사건과 제주 실종 은폐 사건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소중한 가족의 생사를 애타게 기다리던 분들의 절박한 호소에도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다"며 "경찰청장 직무대행으로서 이 질문을 피하거나 변명하지 않겠다"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