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퍼스PE, 고압가스 검사 'KC안전기술' 인수[fn마켓워치]
KC글라스 인수 후 행보...KC그린홀딩스그룹 경영정상화 속도
[파이낸셜뉴스] 구조조정 투자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 오퍼스프라이빗에퀴티(오퍼스PE)가 고압가스 특정설비 전문 검사업체 KC안전기술을 인수한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았던 KC글라스를 품에 안은 데 이어 KC그린홀딩스그룹과 두 번째 거래를 성사시켰다. 워크아웃(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을 진행 중인 KC그린홀딩스는 200억원대 자금을 확보해 자구계획 이행과 조기 졸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그린홀딩스와 오퍼스제4호PEF는 이날 KC안전기술 지분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매대금은 223억3000만원, 거래 종결은 오는 7일로 예정됐다.
계약 체결부터 대금 납입까지 나흘 만에 마무리되는 속도전이다. 매각 측이 워크아웃 조기 졸업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었던 데다 인수 측도 앞선 거래로 그룹 사정을 파악하고 있어 거래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KC안전기술은 1998년 설립돼 전남 광양에 자리한 검사용역업체다. 고압가스 특정설비 전문검사를 주력으로 삼는다. 포스코,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등 국내 대표 철강 화학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2025년 매출은 172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7%대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한 현금창출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인수 매력은 사업 성격에서 나온다. 고압가스 특정설비 검사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라 정해진 주기마다 반복적으로 받아야 하는 법정 검사 영역이다. 자격을 갖춘 검사기관만 수행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높고, 수요가 경기 흐름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광양 여수 등 남해안 석유화학 철강 벨트를 배후 수요로 둔 입지도 강점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산업현장 안전 규제가 촘촘해지는 흐름 역시 우호적이다.
이번 매각은 채권단과 약속한 자구계획 이행의 일환이다. 유입된 현금으로 차입금을 줄이면 재무구조 개선 목표에 한발 다가서게 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KC그린홀딩스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를 밟고 있다. 알짜 계열사를 내주는 부담은 있으나 절차를 조기에 끝내 그룹 전체의 신용도와 수주 기반을 되찾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C그린홀딩스는 환경설비와 대기오염방지 사업을 축으로 하는 지주회사로, 그룹 정상화 이후 본업 경쟁력 회복이 관건이다.
오퍼스PE는 앞서 6월 KC글라스를 인수하며 이 그룹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인가 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스토킹호스(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뒤 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로 확정됐다.
인수가액은 255억원으로 오퍼스4호에서 155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100억원은 대신증권이 주선한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KC글라스는 갈색 유리병과 유리소재(Frits)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천안에 본사를 두고 있다. 비타500을 만드는 광동제약을 비롯해 동화지앤피, 동원시스템즈 등이 주요 고객사다.
2024년 매출은 381억원이었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2억원 손실을 냈다. 백색병 사업 진출에 따른 실적 악화, 모회사 워크아웃, 생산설비 사고가 겹친 결과다.
오퍼스PE는 갈색병 사업의 수익성과 광동제약 협력사로서의 점유율 경쟁력에 주목했다. 백색병 사업 정리와 채무 조정으로 재무 건전성을 끌어올리면 정상화와 밸류업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번 두 거래는 결이 다르다. KC글라스가 부실을 걷어내는 턴어라운드형 투자라면, KC안전기술은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우량 자산을 확보한 사례다.
오퍼스PE는 한 그룹에서 회생기업과 알짜 계열사를 동시에 담아 포트폴리오의 위험과 수익 균형을 맞춘 셈이다.
인수 주체인 오퍼스제4호PEF는 지난해 2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기업구조혁신펀드 제5호로부터 앵커 출자를 받아 1180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회생기업과 워크아웃 기업 등 정상화가 필요한 중견 중소기업에 자본을 공급하는 정책성 펀드다. KC안전기술 투자까지 집행되면 소진율은 50%에 육박한다. 결성 1년여 만에 절반가량을 소진한 것으로, 구조조정 매물 시장에서 실행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과제는 KC안전기술의 기업가치 제고다. 검사 인력과 장비를 늘려 처리 물량을 확대하고, 수소 액화천연가스(LNG) 등 신규 에너지 설비 검사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는 전략이 거론된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안전 검사 시장은 사업장별 거래 관계가 오래 유지되는 특성이 있어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적 운영과 점진적 영역 확장이 밸류업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