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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도 결국 넘는다…이젠 탄소감축 '목표'보다 '속도'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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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구 평균기온이 '기후 마지노선'인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선을 넘어서는 것이 사실상 불가피해지면서 탄소중립 정책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정해진 시점까지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이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줄여 누적배출량을 낮추느냐가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된 '선형감축경로'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3일 유엔환경계획(UNEP)이 최근 발표한 '1.5도 초과 제한(Limiting Overshoot)'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정책과 단기 감축 경로를 고려할 때 1.5도 초과는 사실상 피하기 어렵다. UNEP는 온실가스 배출을 빠르게 줄여 온난화 정점을 최대한 낮추고, 1.5도를 넘어선 기간을 최소화한 뒤 다시 기온을 낮추는 '초과(overshoot)→정점(peak)→하락(decline)'을 최선의 대응 경로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5년간 이어질 때마다 정점 온난화가 약 0.1도씩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특정 목표연도의 감축률뿐 아니라 그때까지 얼마나 빨리 배출을 줄이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진단은 최근 국내에서 벌어진 장기 온실가스 감축경로 논쟁과 맞닿아 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은 2018년 대비 감축목표를 2035년 53~61%, 2040년 69~80%, 2045년 84~90% 범위로 정했다. 이 가운데 하한은 매년 같은 양을 줄이는 '선형감축경로'에 해당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배출권거래제 등 규제 기준에 하한이 적용되는 만큼 선형감축경로가 실질적인 감축 목표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같은 감축목표라도 얼마나 빨리 줄이느냐에 따라 누적배출량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산화탄소는 장기간 대기에 누적되고 지구 평균기온은 누적된 이산화탄소량에 비례해 상승한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선형감축보다 초기에 더 많은 온실가스를 줄여 누적배출량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실제 인권위가 국회에 발의됐던 9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비교한 결과 2030~2049년 누적배출량은 가장 적은 안이 31억5480만t, 선형감축을 적용한 안은 46억3940만t으로 추정됐다. 약 14억8000만t 차이로, 2024년 우리나라 연간 온실가스 잠정배출량 약 7억t의 두 배 수준이다. 다만 이는 5년 단위 목표 사이에서 배출량이 일정하게 감소한다고 가정한 추정치다.

조천호 대기과학자(전 국립기상과학원장)는 "1.5도 목표의 성패는 도착점만으로 가릴 수 없다"며 "오버슈트 상황에서는 얼마나 오래, 얼마나 높이 1.5도를 넘느냐가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에 대해 "초기에 더 많이 줄여 누적배출량을 낮추는 경로보다 더 많은 탄소를 더 오래 배출하는 길을 사실상 허용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5도로 돌아오는 것뿐 아니라 1.5도 이상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가가 중요하다"며 "얼마나 낮은 온도에서 정점을 만들고 오버슈트 기간을 얼마나 짧게 유지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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